김혜성에게 밀려 LA 다저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개빈 럭스(28)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타격감을 바짝 끌어올렸다.
럭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신시내티의 13-2 대승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에선 1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1사 2루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클리블랜드 좌완 콜비 알라드의 초구 몸쪽에 들어온 시속 90.9마일(146.3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415피트(약 126.5m).
지난 2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회 로건 길버트의 초구 몸쪽 높은 시속 95.7마일(154.0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월 솔로포를 터뜨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4회에도 알라브에게 우전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기록한 럭스는 이날까지 시범경기 17경기 타율 3할(40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7득점 9볼넷 12삼진 출루율 .440 장타율 .525 OPS .965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이 대폭 상승하며 타격 생산력도 향상됐다.
럭스는 다저스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된 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한 럭스는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412경기 타율 2할5푼1리(1333타수 336안타) 28홈런 155타점 OPS .709를 기록했다. 2023년 시범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중 부상으로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재활하는 악재 속에 성장이 더뎠다.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 139경기 타율 2할5푼1리(439타수 110안타) 10홈런 50타점 OPS .703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지만 다저스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FA까지 2년이 남은 선수였지만 다저스는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을 3+2년 보장 1250만 달러, 최대 2200만 달러에 영입한 뒤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김혜성과 계약하고 3일 뒤 럭스를 신시내티로 보내며 마이너리그 외야수 마이크 시로타와 함께 2025년 드래프트 경쟁 균형 라운드 A픽을 받았다.
다저스가 주전 2루수를 럭스를 포기한 것은 김혜성에 대한 기대가 있어 가능했다. 그러나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15경기 타율 2할7리(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득점 4볼넷 11삼진 2도루 출루율 .303 장타율 .310 OPS .613으로 부진했고,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채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김혜성에게 바뀐 타격폼에 적응할 시간을 준 다저스는 장기적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이 도쿄시리즈 개막 2연전에 2루수로 나섰지만 다저스의 당초 구상과 다른 그림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루수, 중견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에드먼은 (2루수든 중견수든) 매일 경기 뛰겠지만 남은 자리는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구성상 앤디 파헤스가 중견수로 활약하지 못하면 다저스로선 럭스를 트레이드한 게 아쉬울 수 있다.
럭스는 신시내티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주 포지션 2루수(2경기 7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11경기 59이닝), 좌익수(2경기 11이닝)도 커버 중인 럭스는 “누군가 다칠 수 있고, 누군가 하루 쉬어야 할 수도 있다. 포수 외에 다른 포지션이라면 어디든 맡겠다”고 말했다. 다저스가 필요로 하는 멀티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waw@osen.co.kr
[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