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에이스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부상 이탈과 핵심 미드필더진의 줄부상 속에, 홍명보 감독은 새로운 전술과 조합으로 요르단이라는 강적을 상대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조별리그 8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4승 3무(승점 15점)로 B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 7차전 오만전 1-1 무승부로 조기 본선 진출 기회를 날린 상황. 요르단에 패할 경우 선두 자리를 내주며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문제는 부상 공백이다. 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을 비롯해 백승호(버밍엄시티), 정승현(알 와슬)이 모두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다. 특히 이강인은 오만전에서 황희찬의 선제골을 만들어낸 뒤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멀티 플레이어'로서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던 이강인의 부재는 대표팀 전력에 치명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검사 결과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소속팀과의 협의를 통해 이강인을 비롯한 세 명의 선수는 소집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체 선수 추가 소집은 하지 않기로 하며 기존 인원 25명으로 요르단전을 준비 중이다.
이강인의 부상은 곧 대표팀 공격의 중심축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강인은 홍 감독 체제에서 6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핵심 역할을 수행했고,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패스와 탈압박 능력으로 공격 전개를 주도해왔다. 오만전에서도 그의 투입 전까지는 단 한 개의 슈팅조차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강인의 공백 속에서 중원의 책임은 황인범(29, 페예노르트)에게로 쏠린다. 그는 지난 오만전 부상 관리 차원에서 결장했으며, 요르단전에 출전 가능성은 있지만 100% 컨디션은 아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황인범의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대표팀은 중원 구성에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이강인과 백승호가 이탈한 상황에서, 볼 전개와 전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을 3-1로 꺾고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무사 알타마리(스타드 렌), 야잔 알나이마트(알 아라비) 등 강력한 공격진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돼 수비 압박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강인의 부상은 대표팀의 전술적 유연성도 떨어뜨렸다. 이강인은 상황에 따라 측면, 중앙,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까지 소화하며 팀 전술의 핵심 퍼즐 역할을 해왔는데, 그의 부재로 인해 홍 감독은 박용우-원두재 더블 볼란치 카드나 이재성을 한 칸 위로 올리는 플랜B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장 손흥민(33, 토트넘)의 경기력도 좋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오만전에서는 패스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공 소유권을 무려 19회나 내주며 고전했다. 경기에 앞선 19일 직접 "그 어느 때보다 몸 상태는 좋다"라고 이야기했음에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이 빠진 지금, 손흥민에게 기대되는 책임은 더욱 커졌다. 스스로도 "팀에 미안하다.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라고 말했듯, 요르단전에서는 명예 회복과 함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요르단전은 단순한 월드컵 예선 경기를 넘어, 홍명보 감독의 전술 역량과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받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경기만으로도 조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그리고 이강인 없는 대표팀이 다시 공격의 흐름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