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선수가 개막전부터 전열에서 이탈했다. KIA 타이거즈의 2연패 전선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2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개막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간은 극히 짧았다.
김도영은 1회 첫 타석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안타성 타구였는데 NC 좌익수 권희동의 호수비에 걸렸다. 하지만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3회말 발생했다. 김도영은 3회 1사 후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1루를 밟고 2루로 향하던 김도영은 빠르게 귀루했는데, 이후 좋지 않은 징조가 나타났다. 왼쪽 허벅지를 부여 잡았다. 햄스트링 통증이 찾아왔고 김도영은 절뚝거리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범호 감독의 얼굴이 굳어졌고 그림자가 드리웠다. 챔피언스필드 관중석에서도 장탄식이 터졌다.
김도영은 곧장 구단 지정병원으로 이동해 곧장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받았다. 희망을 갖고 기다렸지만 검진 결과는 좌절하기에 충분했다. KIA는 “정밀 검진 결과 왼쪽 햄스트링 손상 소견을 받았다”라며 “추후 정밀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소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소 한 달 가량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KIA의 대체불가 선수다. 지난해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40도루 OPS 1.067로 특급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단일시즌 최다득점 신기록,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등 대기록을 연달아 써 내려가면서 광주를 열광케 했다. 40홈런-40도루 대기록 달성에도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했고 MVP를 수상했다. 덕분에 KIA도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타자는 김도영이었고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김도영은 올해도 시범경기 5경기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3타점 OPS 1.300의 성적으로 예열을 마쳤고 다시 한 번 최고 시즌을 위해 준비했다.
최근에는 ‘MLB.com’이 김도영을 조명하기도 했다. 매체는 ‘한국의 최연소 30-30 선수가 완벽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시즌이 끝난 후에도 김도영의 타격은 멈추지 않았다.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에 합류, 쇼를 펼쳤다. 비록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김도영의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니었다. 젊은 3루수는 단 5경기에서 17타수 7안타(0.412)를 기록했다’고 조명하기도 했다.
KIA는 김도영과 함께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1경기 만에 이탈했고 장기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한 자리를 채울 수 있지만 대체불가다. 김규성, 윤도현, 박민 등이 대안이 없지 않지만 이들이 김도영의 자리를 절반이라도 채워주면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의 얼굴도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8회 역전 결승타를 치면서 8회 8득점과 9-2 승리를 이끈 최형우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누가 건든 게 아니지 않나. 자기 혼자서…”라며 “본인도 마음이 안 좋을 것이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김)도영이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달했다.
/jhrae@osen.co.kr
[OSEN=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