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긴장하고 떨리긴 했지만 꿈꿔왔던 순간이라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 설렘이 더 컸던 거 같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슈퍼 루키’ 배찬승이 1군 무대 첫 등판에서 완벽투를 뽐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배찬승은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세 타자를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55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혀 화제를 모았다.

6-3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선 배찬승. 첫 타자 박주홍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다. 곧이어 메이저리그 통산 132홈런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2루 땅볼로 제압했다. 2사 후 이주형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 마무리. 삼성은 키움을 11-7로 꺾고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았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은 타순을 고려해 6회에 투입했다. 구위도 좋았지만 마운드 위에서 기존 선수들보다도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믿음직스럽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포수 강민호는 “진짜 물건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 요없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배찬승과의 일문일답.

-1군 데뷔 첫 등판을 삼자범퇴로 장식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엄청 긴장하고 떨리긴 했지만 꿈꿔왔던 순간이라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 설렘이 더 컸던 거 같다

-푸이그를 상대로 최고 구속을 찍었는데. 

▲힘줘서 존 안에 던졌는데 그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마운드에서 미소를 짓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는데. 

▲안 떨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이 떨렸다.

-1구 1구 던질 때마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조금씩 들렸다. 지금껏 야구하면서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건 처음이다. 기분 좋다.

-등판을 마친 뒤 선배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공이 너무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는데 원래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인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게 투수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최대한 신경 쓰면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려고 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신인 시절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많다. 혹시 오승환 선배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가. 

▲선배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대선배님과 비교되는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다음 등판에는 부담이 덜할 것 같다. 

▲아무래도 두 번째 등판부터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동생 배다승(대구고 3학년)이 전날 고교야구 주말리그 제주고와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렸는데. 

▲동생이 어제 만루 홈런을 터뜨려 되게 뿌듯했다. 동생의 좋은 기운이 제게 온 것 같다.

-박진만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배찬승을 기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꼈다’고 표현했는데. 

▲너무 좋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향후 마무리 투수가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잘해야 한다.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마무리 투수가 되는) 상상은 계속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정말 매력 있을 것 같다. /what@osen.co.kr

[OSEN=대구, 손찬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