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정든 KT를 떠나 한화로 떠난 심우준이 개막전부터 친정 KT를 상대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김태연(좌익수) 문현빈(지명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안치홍(2루수) 임종찬(우익수) 최재훈(포수) 심우준(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한화맨 심우준의 9번 배치가 눈에 띈다. 심우준은 2024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고, 12월 7일 한화와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2억 원, 옵션 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KT 창단 멤버로 입단한 10년 위즈맨의 첫 이적이 성사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개막전부터 친정을 맞아 선발 9번타자 임무를 맡았다.

경기에 앞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과) 같이 있을 때는 몰랐던 부분을 만나면서 겪어봐야 한다. 다른 팀에서 심우준이 출루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 우리도 심우준이 나가면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다. 일단 빠르지 않나”라고 적이 된 제자를 경계했다.

심우준 역시 빠른 발을 이용해 옛 동료들과 스승을 괴롭힐 계획이다. 위즈파크 3루 더그아웃에서 만난 심우준에게 이강철 감독의 브리핑 내용을 전달하자 “경기 전 이강철 감독님께 갔는데 아무 말 없이 악수만 한 번 해주셨다”라고 웃으며 “감독님이 직접 (스트레스를) 겪게 해드릴 것이다. 같이 있을 때 못 느꼈던 부분을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나가서 (장)성우 형을 많이 흔들 계획이다. KT 투수들이 퀵모션이 조금 느린 편이다. 물론 가장 느린 선수는 (엄)상백이다”라고 웃으며 “(강)백호의 경우 본인이 포수로 앉으면 무조건 잡는다고 했는데 한 번 잡아보라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심우준은 이날 첫 타석에서 정든 KT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인사를 할 계획이다. 1루, 중앙, 3루 순으로 인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심우준은 “아무래도 1루부터 인사를 먼저 드리는 게 맞을 거 같다. 피치클락이 조금 걱정인데 심판님이 양해해주실 거 같다. 아마 (장)성우 형도 먼저 인사를 하라고 할 것이다. 인사를 드리고 나면 한화에 온 게 실감이 날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심우준에게 끝으로 FA 계약 첫해 목표를 물었다. 그는 “한화라는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인정을 해주셨으니 수비, 주루에서 훨씬 한화가 안정감이 생겼다는 말을 들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 144경기 풀타임 나가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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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