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전력이 계속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C조 7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패했다.
예상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경기를 주도했다. 중국은 골키퍼 왕다레이의 연이은 선방 덕분에 0의 균형을 이어갔다. 사우디가 먼저 골망을 가르기도 했지만, 핸드볼 반칙으로 취소됐다.
실점 없이 버티던 중국은 전반 추가시간 대형 사고를 터트렸다.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 린량밍이 발을 높이 들어올린 위험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당한 것. 그는 헤더를 시도하는 하산 카데시의 머리를 향해 '쿵푸킥'을 날렸고, 주심은 그대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린량밍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항의해 봤지만,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린량밍은 동료들의 위로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얼굴을 맞고 가슴팍을 강하게 가격당한 카데시 역시 다시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는 그대로 들것에 실려나가면서 알리 라자미와 교체됐다.
10명이 된 중국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살렘 알 도사리에게 골문 앞 오른발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후반 25분엔 추가 실점할 뻔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수적 열세에 처한 중국은 반전을 쓰지 못했다. 후반 내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결국 경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시나스포츠는 21일 한국 미디어들이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꿈이 좌절된 것을 조롱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부터 아시아지역은 3차 예선 3개 조에서 각 1~2위 팀이 본선행 티켓을 먼저 얻는다. 3~4위 6개 팀은 4차예선으로 진출해 두 개 조로 나뉜다. 여기서 각 조 1위 팀이 본선행 티켓을 추가로 얻는다. 2위 팀끼리 5차 예선에서 단판 승부를 벌이고 승리 팀은 FIFA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시나스포츠는 경기 후 한국 미디어들이 중국 축구를 조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 매체들의 반응을 전했는데 "'쿵푸킥 퇴장' 중국, 사우디에 패배…최하위 유지본선행 먹구름", "얼굴에 살인킥 '중국 소림축구' 퇴장 망신…사우디에 0-1 패배→월드컵 또 못 나갈 위기" 등의 제목으로 나온 기사들을 소개하며 "국가대표팀이 한국 언론에 '집단 조롱'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설상가상 중국 매체들은 현실도 직시하지 못했다. 시민 이브닝 뉴스는 "퇴장이 상황을 바꿨다"라면서 "중국은 강력한 상대와 밀리지 않았다. 특히 수비에서 그랬다. 홈팀 어드밴티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에 중국은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이어 "우선 중앙수비수 장광타이가 부상으로 더 뛸 수 없었고 교체됐다. 이 시기에 린량밍이 다리를 너무 높게 들어 올리면서 상대 머리를 가격했다. 이는 곧바로 퇴장으로 이어졌고 10명이 수적 열세에 놓였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즈보 닷컴'은 "린량밍은 다이렉트 레드 카드로 추가 징계를 받을 것이다. 여기에 왕샹위안도 옐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호주전에 나서지 못한다"라면서 "여기에 팀 대다수의 선수가 옐로 카드가 있어 호주전서 잘못하면 추가적인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호주전에서 육탄 방어도 힘들다. 만약 여러 선수들이 옐로 카드를 받아 나서지 못한다면 5월 A매치서 가장 중요한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나서지 못한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놓으게 된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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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