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이다.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심각한 부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1일 "정승현은 소집 훈련 도중 좌측 종아리 부상, 백승호는 경기 중 좌측 햄스트링 부상, 이강인은 경기 중 좌측 발목 부상이다. 모두 정밀 검사결과 주치의 소견으로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 내일 재소집 후 경과를 관찰한 뒤 잔여 소집기간 운영방안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에서 오만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5점(4승 3무)을 기록하며 B조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안방에서 본선 직행 조기 확정은 무산됐다. 만약 한국이 오만전을 승리하고 25일 열리는 요르단전에서도 승리했을 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만에 발목을 잡히면서 6월 A매치까지 지켜봐야 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전반 41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고, 황희찬이 감각적인 터치에 이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35분 알 부사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계속해서 득점을 노렸지만, 끝내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안방에서 맞이한 아쉬운 결과다.

게다가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백승호가 전반 38분 부상으로 교체됐고, 후반 38분에는 이강인이 통증을 호소하며 업혀 나갔다. 안 그래도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민이 늘게 됐다. 또 다른 센터백인 정승현 역시 훈련 중 종아리에 문제가 생겼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이강인은 발목에 부상이 있다. 더 정확한 것은 21일 아침 병원에 가야 한다. 한국에 도착한 뒤 하루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 백승호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계획보다 더 출전 시간이 앞당겨졌다. 이강인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장단점이 있기에, 원활하지 않은 공격에서 투입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 부분에서 플레이 자체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부상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가장 걱정스러운 건 이강인의 부상 정도였다. 그는 수비 가담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렀고, 직접 벤치를 향해 두 팔로 'X' 표시를 그려보였다. 통증이 심해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강인이 쓰러져 있을 때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지 않은 탓에 오만은 공격을 계속 전개했고, 알리 알부사이디가 동점골을 터뜨려 기어코 1-1을 만들었다. 이후 이강인은 스태프 등에 업힌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경기 후에도 목발을 짚은 채 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걸어나갔다.

프랑스에서도 이강인의 부상 소식에 주목했다. '레퀴프'는 "PSG 이강인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A매치 경기 도중 교체됐다. 그는 긴 시간 고통스러워한 뒤 의료진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충돌 직후 발목이 크게 부었고,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라며 "이강인은 곧바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부상 직후 목격된 장면은 낙관적이지 않다. 그는 목발에 의지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상 정도에 따라 파리로 복귀해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다행히도 KFA에 따르면 이강인의 부상은 아주 큰 부상까진 아니다. 백승호와 정승현도 마찬가지. 홍명보호로서는 한시름 놓은 셈이다. 다만 당장 25일에 치러야 하는 요르단전에 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촉박한 시간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홍명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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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