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인디언 기우제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차전과 8차전에 출전할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중국은 오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를 치른 뒤 25일 안방에서 호주를 상대한다.
예선 탈락 위기에 처해 있는 중국이다. 현재 중국은 승점 6으로 C조 최하위까지 처져 있다. 3위 인도네시아, 4위 사우디, 5위 바레인과 나란히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10)에서 바레인(-5)에도 크게 밀리고 있다. 4경기를 남겨두고 득실을 뒤집긴 어려운 상황.
남은 일정은 차례로 사우디전과 호주전, 인도네시아전, 바레인전. 만약 중국이 또 월드컵 진출이 좌절되면 6연속 본선 진출 실패다.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따라서 중국 축구는 이번 3월 A매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생사를 건 싸움'이라고 표현 중이다. 실
제로 중국 대표팀은 이미 한참 전부터 중동으로 날아가 단체 훈련을 진행하며 호흡을 맞췄다. 브란코비치 감독은 훈련을 함께한 34명 중 최종적으로 27명을 추렸다. 브라질 출신 귀화 미드필더 사이얼지니아오(세르지뉴)와 장성룽, 베흐람 압두웨리, 린량밍, 웨이스하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1989년생 베테랑 수비수 장린펑과 부상 중인 우레이를 포함해 베테랑 선수들은 여럿 제외됐다.
특히 허우융융의 탈락에 시선이 모인다. 그는 중동에서 대표팀 훈련까지 모두 소화했지만, 마지막 27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으로 귀화한 뒤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하는가 싶었으나 무산됐다. 허우융융은 중국 대표팀 최초의 귀화 선수다. 중국과 노르웨이 혼혈인 그는 지난 2019년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귀화 정책에 따라 국적을 옮겼고, 베이징 궈안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후 한 번도 중국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그러자 허우융융은 2022년 다시 노르웨이 2부리그 란헤임 포트발로 돌아가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2024시즌에는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역할을 맡으며 19골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했다. 이를 지켜본 이반코비치 감독도 허우융융을 최근 훈련에 소집했다.
하지만 이반코비치 감독의 최종 선택은 허우융융이 아닌 류청위였다. 이로써 류청위는 2006년생 유망주로 동갑내기 왕위동과 함께 A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중국 '소후'는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허우융융이 명단에서 탈락하다니!"라고 놀랐다.
류청위가 허우융융보다 뛰어난 선수가 맞느냔 질문도 나오고 있다. 류청위는 아직 프로 무대에서 증명되지 않은 자원인 데다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아시안컵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 그는 사우디와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중국 탈락의 범인으로 몰린 바 있다.
그럼에도 이반코비치 감독이 예상과 달리 류청위를 택하자 중국 팬들 사이에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로스터 논란에 더해서 원래 귀화를 추진하던 공격수 오스카르의 귀화도 무산되면서 100%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여러 가지 상황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희망 회로를 불태우고 있다. 중국 '즈보 닷컴'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라마단 기간이다"라면서 "라마단 기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다. 사우디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15분에 경기가 진행된다"라고 설명했다.
라마단 기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즈보 닷컴은 "라마단 기간 동안 식사 금지는 일출이나 일몰까지다. 아마 사우디 선수들은 킥오프 전에 식사가 가능할 것이다"라면서 "그래도 제 기량이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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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