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딱딱한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메이커는 프로야구 대표 입담꾼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20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개최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남다른 입담을 뽐내며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장 전준우, 윤동희와 함께 입장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몇 년 동안 계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올해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올해 꼭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라는 공약으로 입을 풀었다.

다음으로 10개 구단 감독들에게 “각 팀 별로 팬들이 야구장에 ‘이 선수’를 보러 왔으면 좋겠다”라는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각 팀 별 올해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키플레이어를 언급하는 시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의 인기가 많다. 여기 윤동희가 나와 있는데 윤동희가 어린 나이지만, 팀을 어느 정도 이끌어줘야 한다”라고 윤동희를 언급했다.

김태형 감독은 입담꾼답게 평범하게 대답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사실 황성빈도 자기 이야기를 해줬으면 할 거 같은데 아직 거기까지는 안 된다. 외모로 봐서도 윤동희가 팀을 이끌어줘야 한다. 윤동희를 지켜봐주십시오”라고 말하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팬들과 취재진을 크게 웃겼다.

부산 팬들 특유의 열정적인 팬심을 설명하는 코너에서도 특급 재치를 발휘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두산에 있을 때는 팬들이 알아도 아는 척을 잘 안 했고, 해도 눈인사 정도였데 부산은 내 앞까지 오신다. 눈을 직접 마주치고 인사하신다. 그런데 사우나 아는 척은 조금 불편하다”라고 웃으며 “그 정도로 팬들이 열정적이시다. 우리가 야구를 잘해서 꼭 보답해야한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조원우 감독 시절이었던 2017년 이후 7년 동안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우승 청부사'로 유명한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 지휘봉을 잡았지만,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7위에 머물렀다. 팬들의 열정적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기필코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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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