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기대치가 높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개막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7월 시즌 도중 케이시 켈리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첫 풀타임 시즌 기대치를 높였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⅔이닝 2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에르난데스는 직구 최고 구속 148㎞를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헤드샷으로 심리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78구를 던지며 6회 2사까지 효과적인 투구를 펼쳤다.
에르난데스는 3회 2사 1루에서 박민우에게 던진 138㎞의 커터가 머리쪽으로 향해 헬멧을 맞혔다. 쓰러진 박민우는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일으킨 에르난데스는 타석까지 와서 박민우를 향해 미안하고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민우는 곧바로 교체됐고, 에르난데스는 박민우를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사과했다. 재개된 경기에서 에르난데스는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사 1,2루 위기를 벗어났다.
4회 선두타자 손아섭을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고, 2사 후 권희동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해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휘집 타석 때 1루주자 권희동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협살에 걸렸고, 3루 대주자 박영빈이 홈을 파고들었으나 1루수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5회 삼자범퇴로 끝낸 에르난데스는 6회 2아웃을 잡고 교체됐다. 80구 정도 던질 계획이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 3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2차례 시범경기에서 9⅓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0볼넷 1사구 1실점(비자책),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수비의 실책에도 크게 흔들림 없는 투구를 펼쳤다.
염경엽 감독은 2년차 에르난데스의 달라진 피칭 디자인을 칭찬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보다 훨씬 기대치가 높다”며 “본인이 커터라고 하는 138km 슬라이더와 128km 스위퍼, 120km대 커브까지 던진다. 3가지 구종의 스피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커터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142km 정도 커터가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고, 138km 커터를 던지는데 그게 슬라이더에 가깝다. 스피드 차이가 한 타이밍에 걸릴 투수였는데, 이제 한 타이밍에 걸리지 않는다. 타자들에게 까다롭다. 타자들이 상대하기는 데이터 적으로 봤을 때도 훨씬 까다로운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전 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하는 등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11이닝 15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의 괴력을 선보였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와 치리노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한 만족도도 드러냈다. 그는 “3년 임기 중에 외국인 선수가 가장 좋은 조건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 제일 안정적이다. 첫 해는 1선발 없이 했고, 작년에도 1선발이 거의 없이 치렀다.올해는 1선발에 가까운 투수 2명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2023년에는 플럿코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했다. 지난해는 1선발 엔스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고 켈리는 시즌 도중 교체됐다.
올해 처음 KBO리그에 진출한 새 외국인 투수 치리노스는 시범경기에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KT전에서 3⅓이닝 3피안타 3실점을 허용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잘못된 볼 배합으로 홈런을 허용했다. 지난 15일 SSG전에서 4⅔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실점 보다는 투구 내용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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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