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첫 홈런은 1회말 첫 타석부터 터져 나왔다. 리드오프로 출격한 김태연(28)이 선두타자 홈런으로 대전 신구장 첫 포문을 활짝 열었다.
김태연은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1회말 첫 타석부터 선두타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삼성 좌완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가운데 형성된 시속 139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비거리 120m, 시범경기 개인 1호 홈런이 대전 신구장 개장 첫 홈런이 됐다. 한화의 3-1 승리 발판이 된 홈런으로 김태연이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한화는 시범경기 개막 2연패 이후 5연승을 거두며 5승2패1무를 마크했다.
경기 후 김태연은 “새 야구장이 시작하는 데 있어 제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고,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돼 기분 좋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정규시즌 때도 첫 홈런을 노릴 것인지에 대해 “그런 건 욕심내지 않는다. 욕심을 내면 결과가 안 좋아질 수 있다. 팀이 이기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답했다.
새 야구장은 내부 시설도 최신식으로 꾸며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기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연은 “라커가 되게 커졌고, 웨이트장도 넓어졌다. 사우나도 생기고, 전체적으로 다 좋아진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태연은 이날까지 시범경기 8경기 타율 4할(15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4득점 4볼넷 4삼진 출루율 .571 장타율 .600 OPS 1.171을 기록 중이다.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으로 5출루 경기를 펼쳤고, 16일 창원 NC전은 1번 타자로 전진 배치돼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도루도 하나 기록하며 ‘뛰는 1번 타자’로서 가능성도 보였다.
김태연은 “1번 타자라고 해서 딱히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작년에도 1번 타자를 조금 해봐서 그런지 부담되거나 떨리는 것은 없다”며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생각한다. 주전 경쟁하는 입장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중장거리 타격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김태연이지만 그는 오히려 도루를 새로운 어필 포인트로 내세웠다. 김경문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야구에 발 맞춰 움직이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발이 빠른 선수만 뛰어선 안 된다. 보통 주력을 갖고 있어도 상대 투수가 무관심하면 뛸 수 있어야 한다. 베이스코치가 도루 사인을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연도 발이 엄청 빠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스프링캠프 시작 전부터 “도루는 타이밍 빼앗기 싸움이다. 항상 (누상에서) 뛰고 싶다”며 의지를 보인 김태연은 실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도루 3개를 기록,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도루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 더 노리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치고 있다.
7시즌 통산 도루가 18개이고, 한 시즌 최다 기록이 5개밖에 되지 않는 김태연이지만 “20도루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마음먹었다”며 웃은 뒤 “김재걸 코치님이 경기 전 (상대 투수들) 습관을 잡아주신다. 코치님이 ‘습관이 보이면 (2루로) 가도 좋다’고 하셔서 과감하게 뛰고 있다”며 김재걸 작전·주루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대전 신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된 날, 20도루 말할 만큼 김태연은 김경문 감독의 뛰는 야구에 따라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캠프 때부터 다들 열심히 준비했고, 지금 팀 분위기도 좋다”며 “당장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하루하루 이기려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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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