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김동엽(35)이 불운한 부상으로 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김동엽은 지난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양 팀이 0-0으로 앞선 2회말 1사에서 첫 타석에 나선 김동엽은 두산 우완 선발투수 김유성을 상대했다.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4구째 시속 148km 직구에 오른쪽 손목을 맞은 김동엽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대주자 장재영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김동엽은 곧바로 아이싱 조치를 받고 구단지정병원(부민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김동엽은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아이싱을 한채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팔 상태는 괜찮은지 묻는 질문에 김동엽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검진 결과 골절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복귀에는 4~6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키움 관계자는 “김동엽은 우측 척골 경상 돌기 골절 소견이 나왔다. 어제는 휴일이라 MRI 촬영 등 정밀검진을 받지 못했다. 월요일 정밀 검진을 받아야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 나올 것 같다. 만약 정밀 검진 결과 연골이나 인대 손상 등 다른 부상이 발견될 경우 복귀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86순위)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김동엽은 거포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프로 2년차인 2017년 125경기 타율 2할7푼7리(393타수 109안타) 22홈런 70타점 58득점 2도루 OPS .825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과 2018년 연달아 20홈런을 넘긴 김동엽은 2018년 12월 SK-삼성-넥센(현 키움)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삼성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0년 20홈런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점차 출전 경기가 줄어들었고 지난 시즌에는 8경기 타율 1할1푼1리(18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OPS .357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KBO리그 통산 657경기 타율 2할6푼8리(2028타수 543안타) 92홈런 316타점 260득점 24도루 OPS .761을 기록한 김동엽은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곧바로 키움의 부름을 받으며 또 한 번 기회를 얻게 됐다.
김동엽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국 인터뷰에서 “방출됐다는 기사가 나가니까 키움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정말 감사했다. 마음속으로는 예전부터 키움에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면서 “키움은 충분히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잘하면 될 것 같다. 아프지만 않다면 힘은 많이 있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장타력이기 때문에 그 기대에 걸맞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 뿐이다”라며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많은 기회를 받은 김동엽은 시범경기에서는 7경기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OPS .707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4일 SSG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 때문에 부상을 당하면서 발목을 잡혔다.
커리어 내내 부상만 없다면 더욱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을거란 이야기를 들은 김동엽은 “나도 참 답답하다. 터질 것 같은데 제대로 터진 적이 없다”면서 “다른 목표는 하나도 없다. 진짜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스스로도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이번에도 불의의 부상 때문에 시즌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게 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fpdlsl72556@osen.co.kr
[OSEN=고척, 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