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가 한국 문화를 존중하며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이 펼쳐진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올러는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을 가졌다.
올러는 3회말 2사 1루에서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던진 3구째 슬러브(슬라이더와 커브를 합친 구종)가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의 왼팔꿈치 위쪽을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양의지는 놀란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며 한참을 내달려 심호흡을 하며 상황을 진정시켰다.
양의지가 1루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올러는 양의지와 시선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 미안함을 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사구 상황에 대한 질문에 올러는 “KIA와 계약할 당시 매뉴얼을 줬는데 거기에 KBO리그에서 사구가 나왔을 경우 타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사과 또는 존경의 표시라는 걸 알게 됐다.
미국에서 이렇게 해보지 않아서 조금 어색했는데 앞으로 적응해 나갈 계획이다. 슬러브가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사구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의지가 워낙 베테랑인 걸 알고 있어서 더 사과를 한 부분도 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구단이 매뉴얼을 제공했다지만 한국의 문화를 따르는 것은 선수 개인의 몫이다. 개막을 앞두고 빠르게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따르는 올러의 모습은 팬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올러는 지난해 12월 KIA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연봉 60만, 옵션 20만)에 계약한 새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마이너리그에서 4시즌을 보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36경기(선발 23경기)에서 5승 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57경기(선발 45경기)에서 21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했다.
이날 올러는 최고 구속 152km의 직구를 포함해 스위퍼 10개, 커브 8개, 커터 6개, 체인지업 6개를 던졌으며, 총 62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 35개, 볼 27개를 기록했다. 4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예절까지 갖춘 올러의 활약이 KIA 타이거즈의 2025 시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jpnews@osen.co.kr
[OSEN=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