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구위 보여줄 것 같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1)의 구위 회복을 예고했다. 2023시즌 마당쇠로 맹활약을 펼친 기량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실전등판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기영의 회복은 7명의 필승조를 가동할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임기영은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게 첫 출격했다. 루키 김태형의 뒤를 이어 3회 등판했다. 성적은 1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이었다. 직구를 위주로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간간히 섞어 40구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를 찍었다.
겉으로는 부진한 성적이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내용에 주목했다. "5안타 맞고 4점 주었지만 아주 좋아보였다. 스피드도 140km 넘게 나왔다.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ABS 사이드에 걸리고 안걸리는데 예민함이 있지만 무브먼트가 있는 볼을 던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어 "ABS에 안타깝게 빠져서 흔들리는 것 같은데 구위는 대단히 좋다. 지금 피안타 피홈런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낮아진 것도 좋을 것이다. 시즌에 들어가면 예전의 구위를 충분히 보여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피안타와 많인 실점 보다는 직구의 구위가 좋아졌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로 임기영은 두 번째 실전에서 감독의 평가에 응답했다. 13일 잠실 두산전에도 두 번째 실전을 소화했다. 두산의 주력 타자들을 상대로 볼 7개를 던지며 아웃카운트 3개를 가볍게 삭제했다. 탈삼진 1개도 곁들였다. 양의지는 커브를 던져 2루 땅볼, 케이브는 4구 삼진(직구), 강승호는 1루땅볼(체인지업)로 제압했다.
2023시즌 64경기에 등판해 82이닝을 던지며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2024시즌은 37경기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성적에 그쳤다. 개막 초반 찾아온 옆구리 부상과 부진에 사이드암에 불리하다는 ABS 도입까지 겹쳤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설움도 맛보았다.
FA 자격을 얻어 3년 15억 원에 재계약했다. 안주하지 않고 미국 트레드 에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며 재기에 나섰다. 몸을 많이 숙이지 않고 볼을 놓는 포인트를 올리는 투구폼으로 바꾸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충실한 훈련으로 시범경기에서 140km 직구를 뿌렸다는 점이 청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선발투수의 뒤를 이어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임무를 받았다. 2023시즌의 구위와 활약을 재현한다면 KIA 불펜은 한층 더 강해진다. 함께 부진했던 좌완 최지민도 149km짜리 볼을 뿌리며 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임기영까지 응답한다면 KIA 불펜 전원이 필승조가 될 수 있다. 가히 물샐틈 없는 불펜을 가동할 수 있다. /sunny@osen.co.kr
[OSEN=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