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특급 좌완 신인 김태현(20)이 처음으로 사직 마운드에 섰다.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씩씩하고 침착한 피칭을 선보였다.

김태현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공식전 첫 등판을 마쳤다. 2이닝 29구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입단하며 기대를 모았고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함께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초반 햄스트링 통증으로 페이스를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대만 타이난 1차 캠프 막판부터 라이브피칭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일본 미야자키 구춘대회부터 실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오릭스 버팔로스전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최고 구속은 136km를 기록했다. 3월 2일 구춘대회 두산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 최고구속 136km를 기록했다.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린 김태현은 이날 2-7로 뒤진 7회초 사직구장 마운드에 첫 선을 보였다. 김태현은 7회 선두타자 이영빈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문정빈은 우익수 뜬공, 송찬의는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데뷔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시작했다.

8회 두 번째 이닝에서는 김태현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여러 상황들이 벌어졌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박동원은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2루에 주자가 있었기에 타구 처리 과정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었지만 1루에 침착하게 송구했다.

하지만 1사 2루 김현수 타석에서 김태현의 실점이 기록했다. 김현수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 커브를 던진 게 원바운드가 됐다. 2루 주자 오지환이 3루로 달렸는데 포수 손성빈이 악송구를 범했다. 오지환이 홈을 밟았다.

이후 김현수와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줬다. 이후 박해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김민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데뷔전에서 씩씩하게 던졌다. 투구수 29개를 기록했다. 최고 141km의 포심 패스트볼 12개에 포크볼 10개, 커브 4개, 슬라이더 3개를 섞어서 던졌다. 이전 등판들에서 140km를 넘지 못했던 구속도 처음으로 140km를 넘어섰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하긴 했지만 김태현 나름의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김태현은 경기 후 “등판하기 전 제 자신을 믿고, 단순히 포수 미트만 보자는 각오를 다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안타와 실책, 볼넷 등의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긴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막상 올라가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긴장이 됐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김태현은 “오늘과 같은 상황을 일찍 경험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더했다.구속도 점점 오르는 등 원래 컨디션을 맞춰가고 있다. 이날 함께 던진 LG 김영우가 152km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고 삼성 배찬승도 153km까지 찍었다. 키움 정현우도 최고 146km의 구속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김태현은 구속도 느리고 페이스도 더디다. 하지만 들뜨지 않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는 “몸 상태는 상당히 좋고 차근차근 몸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올 한해동안 1군 경기에서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완성도 있는 투수 김태현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라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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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