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겁나지 않았다".

LG 트윈스의 뒷문에 희망의 메시지가 왔다. 루키 김영우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빛나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비공식 기록이지만 값지고 또 값진 세이브였다. 마무리로 낙점받은 장현식의 부상으로 빚어진 뒷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것이다.

김영우는 27일 오키나와현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말 등판헤 세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다. 첫 타자 홍종표는 2루 땅볼, 변우혁은 중견수 뜬공, 김석환은 2루땅볼로 유도하고 아웃카운트 3개를 삭제했다.

투구수는 9개에 불과했다. 직구와 포크를 섞었다. 직구 최고구속 154km를 찍었다. 평균구속은 151km를 기록할 정도로 구위가 남달랐다. 경기후 염경엽 감독은 수훈선수로 지명하면서 "영우가 좋은 구속을 보여주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며 세이브를 반겼다.

장현식이 발등부상으로 캠프를 낙오하자 비상이 걸렸다. 현재로는 개막전 투입은 쉽지 않아보인다. 결국 개막 초반 뒷문을 맡을 선수를 놓고 고민을 했고 강력한 스피드를 자랑하는 루키를 임시 마무리로 낙점했다. 시범경기까지 마무리를 시켜보면서 테스트할 생각이었다.

이날 경기전 염감독은 "일단 마무리 테스트를 하겠다. 시범경기에서 어떤 결과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밀어부쳐서 쓸 수도 있다. 다만 확신이 서야한다.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천천히 단계별 성장으로 가겠다. 일단 들이대본다.시즌 초반 안되더라고 만회할 시간 있다. 초반 과감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첫 경기의 등판이 중요했다. 실패하면 신인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염 감독은 임시 마무리로 낙점하면서 "처음에 성공 체험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 투수로 등판을 예고했는데 두 점차 세이브 상황이 주어졌고 훌륭하게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진짜 마무리가 될 수도 있다.

경기후 "다른 팀과 경기를 하니 이제 프로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 보다는 상황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몸을 풀 때부터 괜찮았다. 마무리는 겁 나지 않았다. 막중한 책임을 지는 포지션이다. 감독님이 그런 기회 주셔서 감사했다. 최대한 잡으려고 준비했다"며 웃었다.

이어 "가운데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가운데 보고 카운트 유리하게 잡으려고 했다. 오늘은 변화구 1개 포크를 던졌다. 완성도가 100% 아니다. 불펜피칭할때 괜찮은 공이 나와 감독님이 연습하라고 하셨다.  커브는 던질 타이밍이 없었다. 직구가 좋아서 가운데 보고 던졌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구속이 154km까지 나온 것은 몰랐다. 페이스 괜찮은 것 같다. 이제부터는 오버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오늘 잘 던진 것은 과거이다. .다음 경기 잘 더니도록 잘 쉬고 노력하겠다. 오늘 경기는 잘 던진것으로 마무리하겠다"며 다음을 준비하는  단단함을 보였다./sunny1@osen.co.kr

[OSEN=오키나와, 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