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전 해설위원이 4선에 성공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제 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서 열렸다. 이날 정몽규 후보는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투표한 가운데 156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이 확정됐다. 득표율 85.25%로 말 그대로 상대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한국 축구의 정몽규 시대를 이어갔다.
이 선거를 앞두고 정몽규 체제의 KFA는 어느 때보다 흔들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직후 시작된 국대 감독직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후 2024 카타르 아시안컵이 처참하게 실패하면서 한국 축구는 미증유의 위기에 빠졌다.
3월부터 계속 정식 감독 없이 대표팀의 혼선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다시 한 번 정식 감독 선임이 지연됐다. 결국 홍명보 감독 선임이 결정됐으나 그 과정을 둘러싸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국감에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불리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KFA에 대한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각종 논란을 자초한 정몽규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청하기도 했다. KFA는 문체부의 감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재심의에서 기각 결론을 냈다.
문체부는 KFA에 중징계 조치 시한을 3일로 통보했으나, KFA가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것에 대해 취소 처분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시한이 연기됐다. 그리고 법원에서 문체부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선거에는 문제 없이 나올 수 있게 됐다.
법원이 정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효력을 일시 중단하면서 그의 징계 정당성 여부는 향후 본안 소송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KFA 정관에 따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임원으로 선출될 수 없다. 문체부의 요구대로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정 회장은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별 문제 없이 진행됐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첫 52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허승표 후보와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당선됐다. 53대, 54대는 경쟁 후보 없이 단독 출마하면서 손쉽게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허정무와 신문선 두 대항마가 나오면서 치열헌 선거 운동이 펼쳐지게 됐다.
심지어 당초 1월 8일 예정됐던 선거는 선거인단 구성과 선과위 구성에 대해 일부 후보들의 항의로 인해서 한차례 지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차일피일 미뤄지던 선거가 26일 진행된 것이다. 선거가 지연되면서 정몽규 회장의 4선 가도에 먹구림이 끼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축구인들을 적극적으로 방문하면서 표심을 다졌다. 심판, 경기인, 구단 관계자 등 전방위적으로 만나면서 지지세를 키웠다.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 부지런한 선거 운동의 결과가 정몽규 회장의 역대급 대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4선에 도전한 정몽규 후보는 선거 직전에서 열리는 정견발표에서 "지난 1월 8일로 예정돼 있던 선거가 오늘로 2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축구 행정 공백에 따른 안타까운 심정도 있었다"면서도 "현장에서 더 많은 축구인을 만날 수 있어 보람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도 계셨고 앞으로 바꿔야 할 부분을 조언해 주신 분도 계셨다"면서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다는 반성도 하게 됐다. 당선된다면 더 낮은 자세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그는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면서 "팬들과 국민들의 자긍심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신뢰받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4시에 종료된 투표는 20여분 정도의 개표 끝에 결과가 공개됐다. 전체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투표(무효표 1개)해서 정몽규 회장이 156표로 압승을 거뒀다. 2위 허정무 후보가 15표, 3위 신문선 후보가 11표다. 축구계 민심 자체는 여전히 정몽규 체제를 원했다.
11표를 얻은 신문선 후보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는 정몽규 회장의 당선증을 받고 나서 직접 단상에 올라서 악수를 건네면서 깔끔하게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그는 정몽규 회장과 악수를 하면서 잠시 짧은 대화를 나누고 단상에 내려와서 축구 회관을 떠났다.
정몽규 회장 역시 신문선 후보의 축하 인사에 고개를 숙이면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감사드린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봄이 오고 있는 것처럼 축구에서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셨다"라면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잘 해보겠다. 그리고 약속한 공약을 잘 지켜나갈 것이면서 같이 레이스를 해준 신문선, 허정무 두 후보님께도 감사하고, 조언을 듣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사진] 축구회관=김성락 기자 ksl0919@osen.co.kr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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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축구회관, 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