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FA 계약 이후 2년간 롯데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유강남(33)이 계약 3년차를 맞아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약속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 24일 일본 미야자키 타노 스포츠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팀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롯데 팬들을 향해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반등을 다짐했다.
LG 트윈스 원클럽맨이었던 유강남은 2023시즌에 앞서 FA 권리를 행사, 롯데와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34억 원, 옵션 6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뒤 포수 고민에 시달렸던 롯데는 유강남을 사직 안방의 새 주인으로 낙점하며 거액을 투자했다.
예상과 달리 유강남의 부산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해 121경기 타율 2할6푼1리 10홈런 5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2024시즌 52경기 타율 1할9푼1리 5홈런 20타점으로 방황하다가 왼쪽 무릎에 부상이 발생하며 6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유강남은 7월 중순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연골 봉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의 아픔을 겪었다. 재활 기간만 7개월이 소요되는 큰 수술이었다.
유강남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며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팬들에게 해명하고 이리저리 핑계댄다고 한들 그걸 좋아하시겠나. 야구장에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지금 그런 마음으로 훈련 중이며,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유강남은 부진과 부상의 아픔을 뒤로 하고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착실히 재활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수술한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체중도 무려 13kg 감량했다. 유강남의 반등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홀쭉해진 유강남은 “나에 대한 성취감이 생겼다. 정말 살을 많이 뺐다. 거의 최저 몸무게라고 보시면 된다”라며 “확실히 몸이 가벼워졌고, 몸에 가해지는 부하도 적어진 느낌이다. 이제 경기를 하면 살이 빠진 걸 더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지금 체중을 잘 유지하면서 매년 조금씩 더 줄여나갈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유강남은 피나는 노력 끝에 대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자체 청백전에서 멀티히트를 치는 등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에서도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데 지난 23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에 교체 출전해 또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유강남은 세이부전 안타에 대해 “대만 캠프 때부터 준비했고, 스스로 느꼈을 때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해 나 자신을 믿고 초구에 휘둘렀다. 조금 불안해하고 갈팡질팡할 수도 있었지만, 코치님들과 잘 준비했기 때문에 날 믿었다. 불안해하면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서 과감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유강남의 현재 무릎 상태는 어떨까. 유강남은 “무릎이 아프진 않은데 통증이 완벽하게 없어진 건 아니다. 잘 적응하고 있다”라며 “아무래도 수술한 부위라 조심스럽고, 쪼그려 앉을 때 의식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짬 날 때마다 근력 운동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 감독님 걱정 안 하시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FA 계약 3년차를 맞이한 유강남의 목표는 ‘포수 조련사’ 김태형 감독의 주문을 빠르게 흡수해 부상 없는 완벽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유강남은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야구에 최대한 맞춰가려고 한다. 물론 감독님 스타일과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감독님의 공격적인 성향을 파악했고,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대처를 중요시하신다는 걸 깨닫게 됐다. 부상 이후 TV로 야구를 보면서도 그런 부분을 느꼈다. 감독님의 요구사항을 잘 캐치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잘 마치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수치를 나열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작년에 그렇게 목표를 잡았다가 큰 코를 다쳤다. 한 시즌 아프지 않고 잘 마무리한다면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거 같다. 준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도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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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