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부담을 내려놓고 결승 무대까지 오르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유소년 축구 트레이닝 베이스 1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3-3으로 비기며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을 확정했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두며 D조 1위로 8강 진출에 성공한 이창원호는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까지 잡아내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한국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시작 휘슬이 불린 지 1분도 되지 않아 페널티킥(PK)을 허용한 것. 홍성민이 롱패스를 잡으러 나오다가 상대 공격수와 충돌하며 반칙이 선언됐다. 다행히 홍성민은 키커 무함마달리 우린보예프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내며 실수를 만회했다.

그럼에도 선제골은 우즈베키스탄의 몫이었다. 전반 18분 코너킥 공격에서 달러 투크사노프의 헤더가 골대 바로 잎에 있던 아실벡 주마예프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한국도 코너킥으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26분 윤도영이 크로스를 올렸고, 우즈베키스탄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혼전 상황에서 신민하가 침착하게 공을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이 연속골을 터트렸다. 후반 10분 윤도영의 프리킥을 신민하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후반 16분 주장 김태원이 역습 기회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정교한 칩샷으로 득점하며 3-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44분과 후반 추가시간 연달아 실점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양 팀은 3-3으로 돌입한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운명의 승부차기로 4강 진출의 주인공을 결정하게 됐다.

홍성민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상대 1번 키커와 4번 키커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승리의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2번 키커 이건희와 3번 키커 신민하가 실축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홍성민 덕분에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이창원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십년감수했다. 지금 마음이 좀 착잡한데 아직도 경기가 남아있다. 결승까지 준비를 잘해보겠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큰 얘기를 하면 다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장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대견하게 잘 견뎌냈다. 우리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잘 이행해줬다.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상대는 중국을 꺾고 올라온 사우디아라비아다. 4강전을 앞둔 이창원 감독은 "일단 부담은 덜었다. 부담 없이 우리 선수들이 잘하는 부분을 끌어내서 더욱더 철저히 준비하겠다. 한번 도전해보겠다"라며 "선수들이 (U-20 월드컵처럼) 큰 무대를 밟아봐야 더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 대회를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앞날이 막히면 어쩌나 싶었는데 잘 털어냈다. 대견하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런 드라마 같은 경기를 보여드려 부담스럽기도 감격스럽기도 하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우리 20세 MZ 세대들이 세계 무대에 가서 도전을 한다. 그때도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리겠다. 밤늦게까지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팬들을 향한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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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