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오랫동안 고수했던 전통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22일(한국시간) “이제 양키스 팀은 이전 세대 양키스 팀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면도 관련 전통을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양키스 선수, 코치 및 유니폼을 착용하는 직원들은 ‘단정하게 다듬어진 턱수염’을 기를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양키스는 모든 선수에게 턱수염을 기르지 못하게 하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아버지이자 전 구단주인 조지 M.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만든 전통으로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작고한 이후에도 그 전통은 계속해서 지켜졌다. 양키스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때 원래 기르던 턱수염이 있으면 면도를 하고 등장하는 모습이 자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번 겨울에는 이 전통을 두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양키스가 밀워키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구원투수 데빈 윌리엄스가 수염을 6년 동안 길러왔다며 “가능한 오랫동안 수염을 기르고 싶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양키스가 전통을 다소 완화하면서 바람대로 수염을 계속 기를 수 있게 됐다.

할 스타인브레너는 오랜 전통을 바꾸는 것을 윌리엄스 영입 이전부터 고민해 왔다면서 “시대에 뒤떨어지고 다소 비합리적인 정책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최근 몇 주 동안 많은 전현직 양키스 관계자들과 우리의 면도 정책에 대한 관점을 들었다. 그들의 진지하고 다양한 피드백에 감사드린다. 많은 고민 끝에 선수들의 단정한 외모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이 전통의 익숙한 편안함을 넘어서야 할 적절한 시기다”라고 전통을 바꾸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양키스의 전통은 선수들이 양키스 이적을 고려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할 스타인브레너는 “승리는 아버지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누군가 지금 전통이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면 아버지도 변화를 받아들였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애런 저지, 게릿 콜,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양키스의 주요 선수들은 모두 이러한 변화에 찬성했다. 콜은 “좋은 변화다. 말이 된다. 여전히 우리는 단정한 외모를 유지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면도를 하다가 상처를 덜 입어도 될 것이다”라며 웃었다.

2019년 12월 9년 3억2400만 달러(약 4661억원) 계약을 맺으며 양키스에 온 콜은 곧바로 자신의 턱수염을 깔끔하게 면도했다. 피츠버그와 휴스턴에서 뛰던 시절에는 턱수염을 길게 길렀던 콜은 아직 다시 수염을 기를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양키스 팬으로서 나는 양키스가 했던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다. 그래서 면도를 했고 양키스 유산의 일부가 될 수 있어서 정말 멋졌다. 다른 전통으로 바꾸는 것도 멋진 일이다. 두 가지 전통 모두의 일원이 된다는 것도 멋지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

[OSEN=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