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BSC 프리미어12 우승팀 대만이 홈에서 처참하게 짓밟혔다. WBSC 세계랭킹 24위 스페인에게 대패를 당했다. ‘타이베이 대참사’다.
대만은 21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5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3-12로 대패를 당했다.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WBSC 세계랭킹 2위 대만은 이날, 세계랭킹 24위인 스페인에게 속절없이 밀리면서 대참사와 마주했다.
이날 대만은 린자웨이(좌익수) 천중위(지명타자) 천즈쉬엔(중견수) 장위청(유격수) 우녠팅(1루수) 가오위지에(포수) 린즈위에(2루수) 왕보쉬안(우익수) 리종쉬엔(3루수)이 선발 등판했다. 선발 투수는 첸위헝이었다. 지난해 타이강 호크스에서 16경기(6선발) 1승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기세가 대만을 압도했다. 스페인이 1회부터 몰아붙였다. 1사 후 안겔 벨트레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완더 엔카나시온의 우익수 방면 타구 때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아웃 됐지만 2사 1루에서 헤수스 우스타리즈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루스버 에스트라다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갔다.
1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대만은 1회말 2사 1,2루에서 우녠팅의 2루수 땅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회에도 1사 후 린즈웨이의 2루타, 왕보쉬안의 중전안타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스페인이 결국 3회초 달아났다. 1사 후 완더 엔카나시온의 안타와 헤수스 우스타리즈의 2루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루스버 에스트라다의 2타점 적시타로 4-0을 만들었다.
대만은 이어진 3회말 천중위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1사 1루에서 장위청의 투런포로 추격했다. 그러나 대만은 이후 스페인에게 속절없이 당했다. 특히 5회초 6점을 헌납하며 빅이닝으로 승패가 완전히 기울었다. 스페인은 5회초 무사 만루에서 에디손 발레리오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6-2로 달아났다. 이후 2아웃이 올라갔지만 카를로스 콜메나레즈의 사구로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안드레스 앙굴로의 밀어내기 볼넷, 엥헹 벨트레의 밀어내기 사구, 완더 엔카나시온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10-2까지 격차를 벌렸다. 6회초에는 가브리엘 리노의 투런포로 12-2까지 달아났다.
대만은 7회말 우녠팅의 적시타, 9회 2사 1,2루에서 왕보쉬안의 적시 2루타와 폭투로 5-12를 만들었지만 대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 대만은 9명의 투수가 들어섰지만 불붙은 스페인의 화력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대만은 지난해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WBC 예선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대만 타이난에 전지훈련을 차린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를 초청해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소집하면서 WBC 의지를 다졌지만 첫 경기에서 대패를 당했다.
대만 유력 매체 ‘자유시보’는 7회 우녠팅의 콜드게임을 모면하는 적시타 이후 ‘우녠팅이 팀의 생명을 구했다. 첫 비극적 기록을 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선발 등판한 천위홍은 1이닝 3피안타 2실점, 21구를 기록하고 강판됐다. ‘자유시보’는 ‘대만 대표팀 역사상 예선에서 가장 짧은 이닝을 던진 선발 투수가 됐다’라고 전했다.‘MLB.com’의 마이클 클레어 기자는 ‘타이베이돔은 완전한 침묵에 휩싸였다. 팬들보다 스페인 대표팀 덕아웃의 소리가 더 컸다’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스페인, 니카라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속해 무난한 본선 진출을 예상했지만, 첫 경기 패배로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타이베이돔에 모인 3만5325명의 관중들은 말을 잇지 못할 패배를 목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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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타이난(대만),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