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의 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절반 가까운 LA 에인절스 팬들이 여전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팀의 간판스타가 돈과 명예를 위해 라이벌팀으로 떠났지만, 오타니는 역시 오타니였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최근 북미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 샘 블룸 기자의 설문조사를 인용, “절반 가까운 에인절스 팬들이 여전히 오타니를 사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에인절스 팬으로서 현재 오타니를 향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에인절스 팬 972명 중 42.2%는 ‘오타니를 여전히 사랑한다’, 23.7%는 ‘오타니를 좋아한다’, 20.4%는 ‘무관심’, 8.1%가 ‘좋아하지 않는다’, 5.6%는 ‘몹시 싫다’라고 응답했다.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라이벌팀으로 이적한 오타니가 여전히 에인절스에서 사랑받는 선수라는 게 확인된 조사였다.

샘 블룸 기자는 “이번 설문조사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떠난 선수이며, 게다가 라이벌팀으로 이적해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라며 “물론 SNS 상에서 오타니를 향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오타니는 에인절스 사상 최고의 선수다. 이 팀에서 MVP까지 수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팬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선수는 아닐지라도 우리 세대에서는 최고의 선수가 확실하다. 다저스 이적은 유감이지만, 그 선택은 싫지 않다. 난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에인절스 경기를 보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투수로 통산 86경기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타자로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 171홈런 437타점 OPS .922를 남겼다. 투타겸업으로 빅리그 무대를 평정, 2021년과 2023년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에인절스의 퀄리파잉오퍼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오타니는 당시 스토브리그의 최대어로 불렸다.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최소 5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이 점쳐졌고, 2억 달러를 더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강팀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에인절스는 MVP 오타니에 빅리그 대표스타 마이크 트라웃을 품고도 2018년부터 6년 동안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우승 열망이 커진 오타니와의 결별이라는 새드 엔딩으로 이어졌다. 에인절스 또한 오타니의 차기 행선지 가운데 한 팀이었지만 머니 파워와 우승 도전이라는 다저스의 메리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편 오타니는 지난해 7억 달러 초대형 계약의 첫해를 맞아 타자로만 159경기 타율 3할1푼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OPS 1.036의 파괴력을 뽐내며 월드시리즈 우승반지와 내셔널리그 MVP 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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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