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직구로 상대를 이겨야 하는 투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4)은 지난해 수술대에 올랐다. 지속적으로 최준용을 괴롭힌 어깨 통증을 완벽하게 치유하기 위해 일찌감치 시즌아웃을 택했다. 지난해 8월 우척 어깨 견관절 수술을 받았다. 사실 미루고 미룬 수술이었다.
최준용에 따르면 “2022년 시범경기 때부터 시작된 통증이었다. 롱토스를 하다가 어깨 쪽에서 ‘뚝’ 소리가 났었다. 사실 아팠는데 그 당시에는 아시안게임도 있었고 팀도 잘 하고 있었으니까 통증이 있어도 참고 있었다. ‘이 정도 통증은 누구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2021년 우측 어깨 견갑하근 파열로 재활을 받기도 했던 상황. 이후 주사 치료, 약물 치료 등 수술 빼고는 안 해 본 치료 방법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을 최소화하면서 밸런스를 찾기 위해 투구폼도 자주 바뀌었다. 2023시즌이 끝나고 타자 전향을 고민하며 타격 연습을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년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서 다시 한 번 강속구를 던지며 부활을 기대했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지난해 27경기 1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기록하고 지난 6월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빠지고 병원에서 수술 소견이 나왔지만 주사를 맞고 끝까지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부위까지 파열이 생기면서 더 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부산에서 한 군데, 서울에서 두 군데 병원을 갔는데 모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와서 수술을 받게 됐다”라면서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참고 던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되돌아봤다.
지나간 일은 잊고 다시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지난 17일, 선수단 본진보다 일주일 먼저 대만 타이난으로 떠나 재활 막바지 단계를 향해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60m 캐치볼 단계까지 소화했다. 생애 첫 수술이었기에 두렵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꿋꿋이 이겨나가고 있다. 그는 “선수 생활에서 받게 된 첫 수술이다.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한다. 수술 안한 것처럼 공 던지려고 하고 있고 또 웨이트도 많이 하고 있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을 던지지 못했던 시간들이 길어지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야구가 하고 싶었다. 하루하루가 답답했다. 수술을 하고 나서도 통증이 남아있으니까 ‘이 팔로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라며 “그래도 이제 운동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능을 하면서 운동을 하니까 행복한 시간이다”고 밝혔다.
최준용 하면 ‘돌직구’였다. 2021년 44경기 47⅓이닝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남겼고 이 때 최준용의 직구는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력했다. 잠시나마 어깨 상태가 괜찮았던 2024년 3월, MLB 서울시리즈에서도 강력한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최고 92.7마일(149km)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무엇보다 분당 회전수(RPM)가 최고 2592회, 평균 2522회를 마크했다.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수치였다. 최준용을 상대한 통산 342홈런 베테랑, 매니 마차도는 최준용을 향해 “마치 피칭머신 같다. 타이밍을 못 잡겠다. 공이 땅에서 올라온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수술로 문제의 근원을 도려냈기에 최준용은 다시 돌직구를 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 그는 “ITP를 할 때 트레이닝 코치님이 공을 받았는게 공이 솟아오르는 느낌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재활이 잘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면서 “2023년부터는 제2구종을 선택하려다가 직구 위력도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데뷔 초반에는 변화구 연습도 했지만 ‘난 무조건 직구로 이겨야 하는 투수’라는 생각을 해서 직구를 많이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다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캐치볼 할 때도 변화구 안 던지고 있다. 알고도 못 치는 직구였으니까, 그 직구를 다시 되찾고 올바른 회전으로 던지려고 노력 중이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구위를 끌어올리려고 한다”라고 각오와 목표를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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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