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시애틀을 경유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향한다. 출국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이제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KBO리그 통산 953경기 타율 3할4리(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OPS .767을 기록한 김혜성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유격수 골든글러브 1회, 2루수 골든글러브 3회를 수상했으며 2020 도쿄 올림픽,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활야한 김혜성은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지난 시즌 127경기 타율 3할2푼6리(509타수 166안타) 11홈런 75타점 90득점 30도루 OPS .84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친 김혜성은 지난해 12월 2일 오전 2시에 공식적으로 포스팅이 됐고 협상 마감시한 약 3시간을 남겨두고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지난 4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4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보장금액은 바이아웃을 포함한 1250만 달러(약 184억원)이며, 3년 계약 이후 2년 최대 950만 달러(약 140억원) 옵션이 있다. 박찬호(1994~2001년, 2008년),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류현진(2013~2019년)에 이어서 다저스에서 뛰는 5번째 한국인 선수다.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이후 주전 2루수로 낙점했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하며 내야 정리에 나섰다.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김혜성은 "처음 도전하는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되든 안되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래는 김혜성과의 일문일답
- 메이저리그로 가는 소감은.
이제 간다. 지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
- 등번호는 6번으로 정했다.
아쉽게 3번이 없어서 그냥 남는 한자릿수 중에 뭐가 괜찮을까 하다가 6번이 남아있길래 골랐다. 이전에 트레이 터너가 썼던 번호인데 좋아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 다저스가 계약 이후 럭스를 트레이드했고 크리스 테일러와 엔리케 에르난데스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도전하는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되든 안되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 다저스라는 구단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일단 명문 구단이고 코리안리거도 많이 뛰었다. 나도 어릴 때부터 많이 봤던 팀이고 2024년 우승팀이기 때문에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 구단에서 뛰게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빨리 뛰고 싶다. 사실 포스팅 기간에 가장 먼저 연락을 준 팀이 다저스다. 그 점에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 TV로 보던 팀에서 데뷔를 한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잘 준비해서 빨리 데뷔를 하고 싶다.
- 다저스는 포지션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다저스가 아닌 팀을 갔다고 경쟁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팀을 가도 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한 끝에 다저스를 가서 좋은 경쟁을 해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판단했다. 후회는 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번째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서 데뷔를 하는 것이고 최종목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차차 정하지 않을까 싶다.
-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오타니 쇼헤이가 많은 조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큰 조언은 아니었다. 같은 소속사라서 같은 시설에서 운동을 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그냥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누면서 응원을 받았던 것 같다. 한국어로 항상 인사를 해줬고 나도 일본어를 공부해서 답하며 대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혜성씨'라고 한국어로 말을 걸어주는데 나도 맞춰서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했다.
-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박지성 같다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을 듣고 3초 정도 웃었던 기억이 있다. 고맙고 감사한 말이다. 워낙에 대단하신 분과 비유를 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다. (이)정후는 그냥 슈퍼스타다. 비유가 필요없다. 작년에 아쉬운 부상이 있었지만 올해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정후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내가 많이 물어봤다, 일단 나는 아는게 없지 않나. 정후가 메이저리그에 1년 먼저 갔으니까 선수라든지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알고 있는게 많았다. 정후가 너무 잘 알려줘서 팀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됐다. 타석에 정후가 있을 때 내가 수비를 하는 것은 청백전 말고는 없었는데 상대 팀에 정후가 있다면 똑같은 마음으로 정후의 타구도 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가 아직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인생을 살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목표의식과 만족없이 항상 높은 목표를 가지고 살다보니까 이렇게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그냥 프로에 입단했을 때 느낌 그대로 최대한 성실하게 열심히 할 생각이다.
- 다저스와 계약할 때 서울 시리즈의 영향도 있었는지.
서울 시리즈 영향은 딱히 없었다. 그냥 팀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협상기간을) 돌아본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또 이렇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인 것 같기도 하다.
- 미국에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기대하는 전문가가 많다.
내가 포지션이 하나가 아니라 야구선수로 어디를 나가든 소화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잘 준비해서 팀에서 맡겨주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싶다. 빅리그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냥 야구를 잘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잘하고 작년보다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일단 내 장점을 잘 살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첫 해고 도전하는 자리니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장점을 모두 내세워서 매력 어필을 잘 해야할 것 같다.
- WBC에서 같이 뛴 토미 에드먼에게 연락이 왔는지.
WBC에서 같이 뛰었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내야수라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이번에도 연락을 주고받았고 스프링캠프에서 보자고 했다.
- 이정후와 김하성이 타격에서 조언을 해준게 있는지.
(김)하성이형도 그렇고 정후도 그렇고 타격쪽에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았다. 선수마다 타격 메카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둘 다 그냥 가서 겪어보라는 말만했다. 그래서 빨리 나도 겪어보고 싶다.
- 스프링캠프 때 키움 캠프에 갈 계획이 있는지.
시간이 된다면 무조건 가려고 한다.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모두가 응원을 해줬고 축하를 해줬다. 올해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응원하고 있다. 키움도 올해 우승을 하기를 바란다.
-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면.
2017년부터 히어로즈라는 팀에서 뛰었다. 그 때부터 2024년까지 한결같이 열심히 응원해주신 덕분에 내가 조금씩 성장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었다. 히어로즈는 아니지만 미국 가서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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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