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박혜정(20·고양시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역도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최중량급(당시 75㎏ 이상)에서 금메달을 딴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후 13년 만이다. 박혜정은 장미란의 경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중학생 때부터 역도를 했다.
박혜정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합계 294㎏(인상 125㎏·용상 169㎏)을 들어 우승했다. 해당 체급 리원원(23·중국)이 부상으로 불참하며 박혜정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고 예상대로 가장 무거운 바벨을 들었다.
손영희(30·부산시체육회)는 이날 합계 283㎏(인상 124㎏·용상 159㎏)으로 2위를 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이다. 한국 역도 선수가 1·2위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른 건 여자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남녀 통틀어서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90㎏급 김병찬(금메달), 이형근(은메달), 남자 110㎏급 김태현(금메달), 전상석(은메달) 이후 33년 만이다.
여자 최중량급 우승 경쟁은 박혜정과 손영희의 2파전으로 일찌감치 굳어졌다. 박혜정은 2023년 세계선수권, 손영희는 2021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이다. 손영희는 이번 대회 인상에서 1차 115㎏, 2차 120㎏, 3차 124㎏을 차례로 성공했다. 박혜정도 118㎏, 123㎏, 125㎏을 들며 앞서나갔다.
두안각소른 차이디(26·태국)가 합계 275㎏(인상 120㎏·용상 155㎏), 3위로 경기를 마치자 박혜정과 손영희의 대결은 한층 치열해졌다. 손영희는 용상에서 1차 155㎏, 2차 159㎏을 들었다. 박혜정은 157㎏, 160㎏을 성공했다. 손영희는 3차에서 자신이 보유한 용상 한국 기록과 같은 169㎏을 신청했지만 아쉽게 바벨을 떨어뜨렸다. 박혜정은 용상 169㎏를 들며 ‘클린 시트’(인상, 용상 총 6차례 모두 성공)로 경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