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앙(Ligue 1)’을 떠나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를 선택한 메시가 한 스페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행 심경을 밝혔다. 그는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나를 영입하기 위해) 일부 선수들을 방출하거나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8일 스페인 매체 스포츠 앤드 문도 데포르티보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메시는 “MLS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며 “아직 이적 과정이 100% 끝난 것은 아니지만 마이애미로 가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MLS 인터 마이애미는 데이비드 베컴(영국)이 공동 구단주 겸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라우레우스 스포츠 어워드 시상식에서 '올해의 남자 스포츠인'에 선정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시는 2020년 수상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연합뉴스

프로 선수로 데뷔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줄곧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뛴 메시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파리 생제르망(PSG)으로 이적했다. PSG와의 계약은 이달 말 끝난다.

PSG와의 계약 종료가 사실상 확정되자, 메시가 다음 시즌 FC바르셀로나 복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진출 또는 MLS행 등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다 이달 초 메시는 기자회견을 열고 MLS의 인터 마이애미로의 이적을 공식화했다.

메시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로 “지난해 월드컵이 끝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을 때 유럽을 떠나겠다고 결정했다”며 “지금이 미국으로 가서 또 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며 지낼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경기에 이기려는 마음이나 책임감은 예전과 같을 것”이라고 축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내가 돈을 생각했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며 “내 결정은 돈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했다.

지난 2월 19일 리오넬 메시(PSG)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에서 LOSC 릴을 상대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 인터뷰에서 메시는 FC바르셀로나로의 복귀를 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정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나를 영입하려면) 일부 선수들을 방출하고 또 급여를 깎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나의 미래를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 내가 직접 결정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FC바르셀로나는 경영진의 능력 부족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메시를 놓아주어야 했는데, 당시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메시를 지목하며 메시와 구단의 사이가 틀어진 바 있다.

다만 메시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구단에 기여하고 싶다”며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 리그의 인터 마이애미팀의 경기가 열리는 미국 DRV PNK 경기장 모습./AFP 연합뉴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7일 메시의 미국행 소식을 전하면서 “메시는 궁극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축구를 넘어선 대형 브랜드와의 거래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행의 유혹을 받았다”면서 메시가 이미 마이애미에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임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메시의 사우디행이 무산된 이유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알 나스르 FC)와 카림 벤제마(프랑스·알 이티하드 FC)가 최근 사우디로 이적하면서 사우디 리그의 재정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터 마이애미는 이번 시즌 미국 동부의 15개 팀 가운데 15위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에 치른 16경기 기록은 5승 11패다. 부진한 성적에 필 네빌 감독이 지난주 해임됐다. 과거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 블레이즈 마튀이디(프랑스) 등 스타 선수들이 은퇴 전 마지막 팀으로 거쳐 간 곳이기도 하다.

MLS의 정규 리그는 2월에 개막해 10월까지 진행한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