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 관광객들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EU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NYT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접종하는 백신은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았다"라며 "이에 따라 EU 회원국에 대한 자유 이동과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EMA는 지금까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한 상태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은 EU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 국가로부터 비필수 입국을 차단한 지 1년 만에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정확한 여행 재개 시간표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여행 제한 조치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최고위급 관계자의 발언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여행 재개와 관련해 "역학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바라건데 미국과 함께 유럽연합에서도 상황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6월 중순까지 성인의 70%에게 예방접종을 달성하려는 캠페인에 대해서도 "궤도에 올라",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을 잇는 대서양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처럼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항공사와 숙박업체 등 여행업계도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입국 정책 변화를 권고하더라도 일부 회원국들은 개별적으로 입국자들의 방문을 제한하거나 자가 격리 같은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NYT는 "유럽으로 더 큰 규모의 여행객들이 유입되는 것은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도 백신 접종자와 백신 미접종자 사이의 불평등 심화를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인도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최악의 증가 세에 있고, 지난주 전세계 감염 건수가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비는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