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호주 브리즈번을 유치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사실상 무산 해석 나오자
文대통령 "北이 도쿄올림픽 끝내 불참하면 어렵겠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자, "서울 단독이라도 개최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가능성이 살아 있다면서,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는 지를 지켜보자는 견해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문 대통령과 오 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간담회를 했다. 오 시장은 간담회 후 서울시청 브리핑에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월 25일(현지 시각) 온라인 집행위원회를 열어 2032 대회 유치 우선 협상 대상자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했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서울시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중앙정부 입장, 특히 청와대 의중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문 대통령에게) 여쭤봤다"면서 "아직까지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추후 이 문제는 정부와 논의하며 보조를 맞추겠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더 자세히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 시장이 "'호주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다. 포기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아직 포기는 이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 단일팀 입장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뒷줄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북한 체육성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한 상태다. 우리 정부와 IOC는 북한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끝내 불참하면 사실상 (공동 개최도) 어렵다고 봐야겠지만, 아직은 북한 최종 선택을 보고 판단하는 게 낫겠다"며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면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만약 (공동 개최가) 안 되면, (2032년이) 아시아 (개최) 순서니, 서울이 단독이라도 개최하는 것 어떠냐"고 제안했다. 서울이 단독으로 유치한 뒤, 그 뒤 평양을 설득해 공동 개최하는 것도 검토 가능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 시장은 일단 서울 (단독개최를) 추진하고, 유치되면 추후 평양은 공동 개최하는 쪽으로 설득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서울시가 가져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