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금 거래 활성화 목적으로 개발
앞서 투자한 한컴위드도 덩달아 연일 상승세
20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아로와나토큰(ARW)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1000배 넘게 뛰며 화제다. ARW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3시 1분 5만3800원까지 폭등했다. 이후 조정을 받긴 했지만 21일 오전에도 3만원 선에서 오르내리며 거래 중이다.
ARW는 싱가포르에 있는 아로와나테크란 회사가 새로운 금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며 발행한 가상화폐다. 상장에 앞서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이자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한컴위드가 아로와나테크에 투자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아로와나테크가 추진하는 ‘아로와나 프로젝트’에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겠다는 취지다.
아로와나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금 유통 과정의 신뢰 제고와 금 관련 거래 양성화를 추구한다. 또 이를 통해 개인이 쉽게 금을 거래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로와나 프로젝트는 그동안 금 기반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해 온 한컴의 사업모델과도 맞아떨어진다. 한컴위드는 지난해 6월 금 거래소 ‘선학골드유’ 를 인수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금 거래 서비스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일반인도 접근하기 쉬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위변조가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금의 진위나 원산지 추적 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컴위드는 아로와나 투자 발표 당시 디지털 자산 플랫폼, 혼합현실(XR) 융복합 쇼핑몰, 금 기반 모바일 상품권, 한컴페이 등 다양한 신사업에 ARW를 적극 연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상장된 아로와나 토큰에 한컴 지분이 적지 않게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에 올라온 상장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아로와나토큰은 총 5억개 발행됐으며 이 중 파트너 몫이 30%다. 한컴위드가 보유한 물량은 이 30% 안에서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 가격인 3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로와나 토큰 5억개의 가치는 15조원에 이른다. 시가총액 15조원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생명, 한국전력, 아모레퍼시픽 등과 맞먹는 규모다.
아로와나토큰 급등에 한컴그룹 주식도 덩달아 상승세다. 한컴이 보유한 아로와나토큰 자산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 한컴위드는 ARW가 상장한 20일 오후 3시부터 급등해 전날보다 6.2% 오른 1만2850원에 마감했다. 이어 21일 오전에도 장이 열리자마자 한때 20%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오전 10시 20분 현재는 다시 조정을 받아 1~2%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장 초반 전날 대비 9% 가까이 오른 2만1400원까지 갔다가 현재는 0.5% 오른 수준인 1만9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RW 급등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루 만에 1000배가 오른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라며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태라 할 수밖에 없고 이미 5만원 고점에 사서 물린 투자자들도 꽤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