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 반도체·자동차·조선·해운 기업인 모여
"시스템반도체, 수출 주력품목으로 크게 성장"
"배터리, 우리에게 제2의 반도체와 같다"
"반도체·자동차 업계 동맹으로 국산화율 제고"
"세계 물동량 증가, 조선·해운 도약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중공업, HMM 등 반도체·자동차·조선·해운업 기업인들을 만나 "세계 경제는 지금 거대한 변혁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과 관련해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체가 얼라이언스(동맹)를 체결해 국산화를 이뤄야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협력 관계를 위해 정부도 지원하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제 주력 산업과 신산업의 힘을 더 강하게 키울 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배재훈 HMM 대표,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해운 산업을 더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2차 전지 업체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먼저 '21세기의 석유'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반도체는 9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루며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에 더해 시스템반도체까지 확실한 수출 주력품목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성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세계가 맞이하고 있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며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에 대해 "전기차·수소차 생산과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면서 "친환경차 시대에 맞게 완성차 뿐 아니라 1000여 개의 부품업체까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 배터리 산업이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배터리는 우리에게 제2의 반도체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납품 차량과 근로자들이 오가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7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째 울산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동맹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기업들과 협력하며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은 "정부와 기업이 지혜를 모으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은 "(삼성전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이 발전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98%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세계 공급량 절반 즘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대부분을 위탁 생산한다.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 등 주요 품목은 국내 공급망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국내 기업 동맹을 통한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선언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선산업에 대해서는 "조선과 해운은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를 확실한 도약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급증하는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소화하기 위해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한 숙련 인력의 복귀를 지원하겠다"며 "해양진흥공사가 소유하는 선박을 저렴한 용선료로 임대하는 한국형 선주 사업을 더해 해운 재건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관계부처에는 "혁신을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를 풀고, 투자 세제 인센티브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하라"면서 "산업계가 선제적으로 사업 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