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임원 12명이 애플카의 공동 개발에 관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심리를 마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월부터 관련 사안에 대한 심리를 계속해왔으며 최근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이 같은 심리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나 금융감독원에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본부의 심리는 1단계 기초 조사 수준으로, 아직 혐의는 확정되지 않고 의심만 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8일 현대차의 주가는 애플카 공동 개발 소식에 전날보다 19% 넘게 급등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장중 한 때 27만7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달 뒤인 2월 8일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자 주가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달 29일에는 21만원대 초반까지 내리며, 급등 전 가격에 근접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차 임원 12명은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총 3402주를 처분했고, 이를 통해 8억3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와 관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차가 애플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주가가 급락해 현대차 5개사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3조5000억원이나 증발했다"며 "전무·상무 등 임원 12명이 주식을 팔았는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한국거래소의 심리 결과 문제가 있다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