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충전소 경쟁"... 현대차·벤츠·테슬라, 올해 충전소 대폭 늘린다

조선비즈
  • 민서연 기자
    입력 2021.04.09 15:53

    전기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완성차 업계의 경쟁이 충전소 인프라 구축으로 옮겨붙고 있다. 충전소 인프라가 부족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충전소 구축에 공을 들이고, 충전소를 브랜드화하고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 EQS.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7일 중랑 전시장을 확장하면서 순수 전기차 ‘EQ’ 브랜드 전용 급속 충전시설을 완비했다. 올해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충전소 인프라 확장에 나선 것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 높이의 중랑 전시장에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전기차 체험공간도 갖췄다.

    벤츠는 지난해 '더 뉴 EQC 400 4매틱 프리미엄'을 국내 출시하면서 순수 전기차 EQ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EQ의 최상위 포지션이자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S’, 벤츠 GLA를 기반으로 전기차 엔트리 급을 담당할 ‘EQA’가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벤츠는 작년 말까지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총 100여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고, 올해에는 더 많은 곳에 충전시설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자체 급속충전기 V3 슈퍼차저 충전소를 전국 27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완속 충전소 데스티네이션차저 200여곳과 급속충전소인 V2 슈퍼차저 30여곳을 운영하고 있으나, 초급속 충전소인 250kW급 V3 슈퍼차저는 지난해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테슬라 운전자들은 불편을 겪어 왔다.

    테슬라 슈퍼차저.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더욱이 테슬라 차량은 독자 규격 충전 방식을 이용한다. 충전단자가 달라 환경부나 다른 브랜드가 설치한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규격에 맞게 바꿔주는 젠더가 필요한 데, 안전상의 이유로 타 브랜드 충전소 이용시 젠더 사용이 제한되기도 한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테슬라는 신형 V3 초급속 슈퍼차저를 들여온다. 최대 250kW의 속도를 지원하며 5분 충전만으로 120km 주행이 가능해 기존 슈퍼차저보다 충전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월 백여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는 포르쉐도 올해 국내에 100기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포르쉐가 국내에 처음 출시한 순수 전기차 모델 타이칸 4S는 올해 1~2월 각각 105대, 120대 팔렸고, 지난달에는 149대로 판매가 더 늘었다. 포르쉐는 올해 후속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터보를 출시하는데,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 완속 충전기를 171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350kW급의 초급속 충전기(HPC) 역시 기존 6대에서 10대로 늘린다.

    현대차(005380)도 지난달 말 자체 급속 충전소 하이차저를 브랜드화한 이피트(E-pit)와 국내 충전생태계 조성 계획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이피트는 모터스포츠 레이싱의 피트 스톱에서 영감을 받은 초고속 충전소로, 내달 중순까지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하이차저 72기가 개소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보일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 /현대차그룹
    이피트는 DC콤보 타입1의 모든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 현대차 외 다른 브랜드들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800V 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차는 이 충전소에서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는 약 100㎞ 주행이 가능한 충전 속도다. 이에 더해 현대차는 중소·중견 충전사업자들과 협업해 법인이나 주거단지의 충전인프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가 많이 늘었지만, 전국에 산재한 1만2000곳의 주유소에 비하면 전기차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파트 등 도심 집단 거주지 근처 충전 인프라가 빨리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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