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 열자…통일부 "국내 청문회와 성격 다르다"

조선비즈
  • 손덕호 기자
    입력 2021.04.09 13:50 | 수정 2021.04.09 15:36

    "외교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의 진행"
    청문회, 北 최대 명절 '태양절'에 개최
    南과 北 모두에게 경고 메시지 해석
    외교부 "남북관계발전법 정확한 이해 구해 나가겠다"

    통일부는 9일 미국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화상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 "국내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6월 22일 새벽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문수산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후 최근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추모하고 북한 당국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을 날려보내고 있다. /조선DB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9일 톰 랜토스 인권위 청문회에 대해 "외교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내용과 관련해서 생명·안전 보호 차원의 관련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좀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외교당국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미 의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을 주제로 청문회가 열리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차 부대변인은 "청문회에서 한국 내부 문제가 다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교당국을 통해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법률 관련 청문회 개최 동향을 지속 주시하면서, 미 행정부·의회·인권단체 등을 대상으로 법률의 입법 취지와 적용 범위,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해 미국 조야의 이해를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남북관계발전법 개정법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각 매개물 게시, 전단 등 살포를 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됐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의 알권리 증진 등 인권적 가치들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호와 같은 가치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법이 개정됐다고 설명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이라는 제목으로 청문회를 연다고 공지했다.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지난 2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내고 청문회 추진을 예고한지 두 달여 만이다. 위원회는 청문회 개최 이유에 대해 폐쇄적 독재국가인 북한의 인권 상황이 극도로 형편없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는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와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중국·북한 전문가인 고든 창, 제시카 리 미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청문회가 열리는 4월15일은 북한이 최대 명절로 여기는 '태양절'(김일성 주석 탄생 기념일)로, 북한은 물론 한국 정부에도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발간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편에서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 "대북 전단 살포 불법화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한국의 중대한 인권 이슈 중 하나로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톰 랜토스 인권위는 하원 산하 정식 조직이지만 입법권을 가진 공식 상임위원회는 아니다. 이 단체의 뿌리는 1983년 미 하원의원 톰 랜토스와 존 포터가 만든 '하원 인권 코커스'다. 지난 2008년 하원이 고 랜토스 의원을 추모하는 차원에서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로 이름을 변경하고 하원 산하 정식 조직으로 승인했다. 현재 민주당 제임스 맥거번 하원의원과 스미스 의원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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