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바보인가" "영혼없는 반성" 재보선 참패에 목소리내는 與 소장파들

조선비즈
  • 김명지 기자
    입력 2021.04.09 11:56

    '조박해+노'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1년만에 치러진 4·7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소신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대 총선 전까지만 해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 ·박용진 ·김해영)’라고 불린 소신파들이 당 지도부와 청와대를 향해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작년 총선에서 금태섭, 김해영 전 의원이 낙선하고, 청와대 출신 친문 핵심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조응천, 박용진 의원의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왼쪽부터 박용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 노웅래 의원/연합뉴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친문의, 친문에 의한, 친문을 위한 민주당이 되어가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조응천·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노웅래 의원까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히는 도종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데 대해 "국민들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라고 보일 수 있다"며 "면피성,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 의원은 "극렬지지층에 자기검열을 한다"며 "(극렬 지지층의 협박에) 쫄면 안된다"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8일) 4·7 재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비대위를 이끌 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을 선임했다. 전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는 이런 결정 과정에서 고성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도 의원의 선임 여부를 놓고 당 중진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표출됐다고 한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 결과가 나오고 나서도 국민들께서 지금 민주당이 진짜로 반성하고 있는 거냐, 영혼 없는 반성 얘기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 하나마나한 혁신 얘기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 우려와 걱정이 있으신 것도 알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결정에 대해서는 "당연하고 불가피하다는 것이 저희 의원들의 거의 대부분의 의견이었다"며 "선거 하나를 진 것이 아니라 한국 정치사에 매우 중대한 신호가 될 수도 있는,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번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선거기간 내내 ‘종아리 걷어라’ 느낌이었는데 민심이 왜 종아리를 걷으라고 하는지 우리가 잘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새 인물, 새 노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이 확인되고 분출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영혼 없는 반성 멘트, 하나 마나 한 말로만의 혁신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실은 이 선거 왜하느냐, 우리가 원인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두 번째 상처를 줬던 피해호소인이란 표현 때문에 물러났던 분들이 있었다"며 "실제로는 아예 그분들이 선거본부에 주요 직책을 안 맡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사후평가가 있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8일)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의 재보선 참패 대응 방식에 대해 "과오에 대한 구체적 내용 없이 ‘잘못했다’는 단어 하나로 퉁 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조금 더 나아가도 ‘오만·독선·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는 등 결론만 나열하는 정도"라고 했다.

    조 의원은 "이미 기득권화돼 사회적 공감의 리더십을 잃어버렸음에도 약자 편인 척하고, 무오류의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잘못해놓고서도 시원하게 인정하지 않고 핑곗거리만 찾은 적이 많다"며 "1년 동안 우리 당의 병증은 매우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만과 독선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에서 저는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불법 여부를 떠나 조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 일반적 행태를 뛰어넘는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당에서 도저히 옹호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조국 전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어느 날 ‘조국 반대=검찰 개혁 반대’이고, 이는 ‘적폐 세력’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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