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USB, '北 원전' 의혹으로
정의용, 부인하면서 "볼튼에게 동일한 USB 줬다"
볼튼 "USB 보지 못했다…내 직원에게 건넸을 수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월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불거졌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던 것과 같은 내용의 USB를 미국 측에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USB를 받은 인물로는 존 볼튼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고 했다. 그런데 볼튼 전 보좌관은 8일(현지 시각) 이 USB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 인터뷰에서 정 장관이 미국 측에 USB를 건넸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정 장관)의 직원이 (해당 USB를) 내 직원에게 건넸을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은 이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긴 USB를 건넸다.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 장관은 외교부 장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2월 2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 내용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협력, 낙후된 북한 수력·화력 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수퍼그리드망 확충 등 아주 대략적 내용이 포함됐다"며 "원전은 전혀 포함이 안 돼 있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또 "판문점 회담이 끝난 직후 워싱턴DC를 방문해 북한에 제공한 것과 동일한 내용의 USB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017년 5월 초 비공개로 방미하고 볼튼 전 보좌관과 만나 4·27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했는데, 이 때 USB도 전달된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그런데 볼튼 전 보좌관이 이날 'USB를 받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볼튼 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USB 안에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는 내 지식으론 그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