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전세주택 공급 본격 시작하지만… "물량 적고 아파트도 없어 한계"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21.04.09 06:00

    정부가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전세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고 전세 공급을 유인하기 위해 융자를 지원하는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세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서민 주거 안정화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아파트 전세 시장의 불안을 잡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택도시기금 운영계획을 변경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부터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전세주택 공급을 본격화한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첫번째 공공전세주택 117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작년 11·19 대책에서 정부가 내놓은 공공전세주택은 전세 시장 안정화를 위한 공급 대안이다. LH, SH가 도심에 신속히 건설 가능한 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신축주택을 신축 매입약정 방식으로 매입해 중산층 가구에게 ‘전세’로 공급하는 새로운 주택유형이다.

    공공전세주택은 방 3개 이상의 중형평형(50m2 초과)으로 무주택자는 소득‧자산에 관계없이 입주할 수 있다. 보증금은 시세의 90% 수준으로 산정되고 최대 6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어 입주자의 부담이 작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공공전세주택 샘플로 공개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오피스텔. /연합뉴스
    국토부는 지난 8일 도심 내 공공전세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이 공급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한다고도 밝혔다. 정부는 민간 사업 참여자들의 사업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과 함께 도심주택 특약보증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매입약정형 주택 건설 실적을 보유한 업체에 대해서는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 공급 시 우대조건을 부여한다. 매입약정 사업 관련 토지주 및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법인세,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득‧자산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거나 면적이 작아 중산층 가구에는 그림의 떡이었던 기존 공공임대주택 유형과 달리 허들을 낮춘 점 덕분에 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을 덜고 전세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전월세 시장에 머물러있는 수요의 규모를 감안하면 공급량이 적어 이 역시 극소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로또’가 될 수 있고, 따라서 전세 시장 안정화 효과를 거두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올해 전국에 LH와 SH가 함께 공급하는 공공전세주택 계획 물량은 9000가구, 이중 서울 물량은 3000가구에 그친다. 이와 함께 시장의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유형과 맞지 않는 형태의 주택이라 공급 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크게 오른 전셋값을 1~2년 전 수준대로 떨어뜨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면서 "수요자 상당수가 아파트 전세 공급을 기다리는데 공공전세주택은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 등 비(非)아파트 유형이다보니 수요를 분산하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준주택(오피스텔)을 전세로 공급할 경우 융자를 지원해주는 '준주택 전세전환' 지원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건설임대사업자가 건설된 오피스텔을 전세로 공급하는 경우 민간임대 건설자금을 가구당 1억5000만원 한도로 연 1.5% 수준의 저렴한 금리로 융자 지원한다. 이는 대출규정 개정 등 행정절차 등을 거쳐 오는 5월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은 원래 월세 중심의 시장이였다. 오피스텔의 월세화가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불안을 야기시킨 게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택 전세 시장 안정화에 미치는 효과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아파트 전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좀 더 획기적인 대안들이 나와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심 교수는 "2025년쯤 신도시 물량이 나오는데, 그때까지 전세 시장 안정화를 위한 양도세를 낮춰 매물을 늘리는 등의 혜택 등을 한시적인 대책들을 검토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매매 및 전세 시장이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잠재돼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랐다. 경기·인천은 각각 0.07% 올랐고 동탄, 위례 등 신도시는 0.01% 하락했다. 신도시 전셋값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2019년 8월 3주차(-0.02%) 이후 약 1년 8개월만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학군 주거지역의 전세 수요가 마무리되고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면서 국지적인 약세를 보였으나 추세 전환을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면서 "2분기에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보유세 부담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심교언 교수도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가 진행되는 것일 뿐"이라면서 "하락 조정이 시작됐다고 보기엔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결이 안된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와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 등이 서울 주택 가격의 불안을 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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