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의 '침묵의 봄'… '형법각론' 든 채 출근길 묵묵부답

조선비즈
  • 김민우 기자
    입력 2021.04.08 14:26 | 수정 2021.04.08 14:59

    김진욱 공수처장이 8일 한손에 '형법각론' 책을 들고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이 이어지자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다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

    김 처장은 8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공수처 검사 정원 미달로 추가 인사위원회를 열 것인가' '이규원 검사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처장이 말을 아끼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이 지검장 면담 과정에서 공수처 관용차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부터다. 김 처장은 지난 2일에는 인사위원회 일정을 이유로 평소보다 1시간가량 더 일찍 청사에 출근하기도 했다. 공수처 청사 앞에서 김 처장을 기다리는 기자들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주에는 취재진의 질의에 "감사합니다" "수고하십니다"라고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평소와 달리 손에 '형법각론' 책을 들고 출근하기도 했다.

    김 처장이 들고 있던 형법각론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형사판례연구회장 등을 역임한 고(故) 이재상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펴낸 책으로 지난 1989년 초판이 발간됐고, 이후 수차례 개정판이 나왔다. 이 교수가 별세한 2013년 이후에도 제자들이 개정 형법과 새로운 판례 등을 반영해 11판까지 개정판을 출간했다. 수많은 ‘형법각론’ 중 단연 정석으로 불리는 책이다.

    김 처장이 형법책을 들고 온 것은 최근 사건 이첩 기준과 기소권 문제를 놓고 검찰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김학의 불법 출금'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검사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도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판단하겠다'며 공수처로 재이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기소권은 검찰에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공수처는 사건이첩 기준과 관련해 검경 등 관계기관과 다시 논의한다.

    공수처는 전날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이첩 요청에 관해 검찰, 경찰, 해경, 군검찰 등 관계기관에 의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14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이첩 요청의 세부적 기준, 절차, 이첩 요청을 받은 경우 해당 기관이 이첩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등에 관한 의견을 관계 기관에서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공수처법 24조1항은 '공수처장이 중복된 수사에 대해 수사의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가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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