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에 온도차 극명...각국 공조 얻을까

조선비즈
  • 이슬기 기자
    입력 2021.04.08 11:33

    옐런, G20에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21% 제안
    IMF, 유럽의회 일부 "역사적 기회 놓치지 말아야"
    독일·프랑스도 화답...아마존 "법인세 인상 지지"
    EU 27개 회원국 간" 법인세율 격차만 두자릿수
    WSJ "멍청한 계획...각국 세금 공조는 비현실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5일(현지 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경제상황 브리핑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 제안에 국제기구와 유럽 국가들이 속속 화답하고 있다. 주요 경제국들이 다국적 기술 기업을 겨냥한 과세제도 개혁에 동의하는 가운데 관련 논의에 한층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그러나 각국의 현 법인세율이 제각각인데다 조세회피처의 적잖은 저항도 예상돼 실제 국제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법인세 과세 기준 설정을 통해 전세계 법인세 경쟁의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지털 기술 대기업에 대한 국가 간 과세 개선과 함께 법인세 최저세율에 관한 국제적인 틀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옐런 장관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국제적 조세 기준에 관한 세계적인 합의를 이룰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 여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 대기업 과세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옐런 장관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의회(EP) 일부도 동참했다.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담당국장은 "미국의 입장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중대한 진전이자 큰 관심사"라고 했고, 유럽의회 녹색당 역시 "법인세 경쟁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EU의 적극적인 지지를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지지한다"며 "우리는 법인세 인상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베이조스의 지지 성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아마존을 공개 저격한 뒤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 아마존의 납세 형태를 지적하며 "다양한 법적 꼼수를 악용해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낸다"고 비판했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에 베이조스가 한 걸음 물러났다고 분석했다.

    ◇"OECD가 바보인줄 아나...美 기업 경쟁력도 하락"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기준은 21%다. 이는 OECD가 현재 조세협약차 법인세 하한선으로 논의 중인 12%의 두배에 가깝다. 세금관련 싱크탱크인 택스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의 법인세율은 32%인 반면 헝가리의 법인세율은 9% 수준이다. 아일랜드는 12.5%로 현 OECD가 논의 중인 수치와 유사하다. 독일(29.8%), 한국(27.5%), 중국(25%), 대만(20%), 영국(19%), 싱가포르(17%)로 국가마다 제각각이다.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재 개혁을 단행해 연방 법인세율을 21%로 낮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수치를 28%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OECD가 바이든 식의 증세 계획을 내놓을 만큼 멍청하지 않다"며 "각국이 세율 합의에 도달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 탄생한 기업의 해외자회사 무형자산 소득 관련 조항(GILTI)은 이미 결함을 갖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ILTI는 해외에 자회사를 둔 미국 기업의 실효세율을 10.5%로 책정하고 있다. 연방 법인세율(21%)를 크게 밑돈다. 미 기업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등 무형 자산을 세율이 낮은 국가 소재 자회사로 옮기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 세율을 10.5%에서 21%로 높일 경우 해당 기업이 실제 납부하는 유효 세율은 26.25%까지 상승한다는 계산이다. 이는 서유럽 대다수 국가의 법정 세율보다 높은 수치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와 진보 진영의 세제 개편으로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망가질 것이라며 "정부가 그렇게 하도록 결정할지는 상·하원 의원들의 손에 달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도 "당장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법인세율 격차가 두자릿수 이상 벌어져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세회피처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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