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국가채무비율 5년 뒤 70%"...文 선심정치에 나랏빚 증가 속도 선진국 중 최고 수준

입력 2021.04.07 21:30

한국 국가채무비율, 6년만에 20%P 급증 전망
국가채무증가 속도, 선진국 평균보다 20배 빨라
재정건전성 순위도 ‘11위→17위’로 대폭 후퇴
"국가신용등급 조정 움직임 나타날 수 있어"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로 인해 2026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70%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P(포인트) 이상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선진국 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펜데믹 이후 국가채무를 감축하기 위해 돈 풀기를 줄이며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는 반대 방향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늘려놓은 각종 수당성 복지지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확대한 소상공인 지원 예산 등이 줄어들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이같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속도로 국가채무가 증가할 경우,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국가신인도 유지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명분삼아 늘려놓은 지출 규모를 정상화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IMF 본부 건물. /트위터 캡처
국제통화기금(IMF)이 7일(미국 워싱턴 D.C. 현지시간) 발표한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율은 2020년 48.7%(국제 비교 지표인 D2 기준, 기재부가 6일 발표한 결산 자료는 D1 기준 44%)에서 2026년 69.7%로 21%포인트(P)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각국의 재정 당국이 수립한 전망치를 IMF에 보내고, IMF가 이를 바탕으로 취합해 작성한 자료다.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펴낸 중기 재정운용계획에는 2024년까지의 전망치만 제시돼 있다. 정부는 2024년 국가채무비율이 58.4%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2026년 2년 새 국가채무비율이 10%P 더 상승한다는 게 IMF에 제시한 정부의 재정전망이라는 의미다.

2026년 69.7%까지 올라가더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선진국 35개국 평균치 121.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다른 선진 주요국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5개국 중 11위 수준이었던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순위는 2026년 17위로 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보다 국가채무비율이 높았던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 슬로바키아 등에 비해 재정건전성 순위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다. 2020년부터 2026년까지 IMF 선진국 35개국의 평균 GDP 대비 국가채무율 증가폭은 1%P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의 국가채무비율 상승폭은 21%P다. 선진국 평균에 비해 20배 이상 빠르게 국가채무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35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1위는 에스토니아(22.3%P)였다. 에스토니아의 국민 1인당 GDP는 2만3000달러에 불과하고, 통상 우리나라 정부에서 세계 비교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선진국 중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우리 정부가 비교 상대로 자주 언급했던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인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압도적인 국가채무비율 증가폭 1위로 올라선다. 일본은 256.2%에서 254.7%로, 이탈리아는 155.6%에서 151%로 각각 국가채무비율이 1.5%P와 4.6%P 씩 감소한다.

선진국 중 재정건전성을 가장 강조하는 독일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과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부터 2180억 유로를 투입했다. 하지만 독일은 코로나19 이후 확대한 재정을 안정화시켜, 2026년에는 2020년 대비 국가채무율을 11.8%P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캐나다(19.7%P)와 포르투갈(-21%P), 그리스(-33.5%P)도 코로나19로 확대했던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국가채무율을 큰 폭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래픽=송윤혜
반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증가하는 국가도 한국에 비해서는 그 증가폭이 현저히 적다. 미국은 127.1%에서 134.5%로 7.4%P, 프랑스는 113.5%에서 116.9%로 3.5%P, 영국은 107.1%에서 113%로 9.3%P 증가한다. 호주도 같은 기간 63.1%에서 75%로 11.9%P 국가채무가 증가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이 "코로나19 대응을 빌미로 늘려 놓았던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입을 모았다. IMF 보고서가 각국 정부가 제시한 국가채무 전망치를 근거로 작성됐다는 측면에서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IMF에 코로나 극복 후 국가채무를 줄이는 방향의 재정정책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비해, 우리나라 정부는 그렇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원의 고위 관계자는 "국가채무비율이 2026년까지 GDP대비 70% 부근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코로나19 대응을 빌미로 늘려놓았던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며 "우리나라는 연금이나 통일비용을 감안할 필요가 있고, 달러와 엔화를 가진 미국과 일본 등과 달리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건정성의 눈높이를 2~3배 이상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구상대로 국가채무비율이 향후 5년 후 70% 부근으로 올라가면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인 AA를, 피치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를 각각 부여하고 있다. 이는 1986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한 번도 하향된 적이 없다.

그러나 국가채무비율이 5년 사이 20%P 이상 상승한 국가의 신용등급이 유지된 전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국가채무 수준만큼이나 채무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를 신용등급 평정에 주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다"면서 "GDP 대비 40%대 수준인 국가채무비율이 70%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전망 자체만으로도 신용등급 조정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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