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판매 거부" 오비맥주 가격 인상에 유흥업소 보이콧 선언

조선비즈
  • 홍다영 기자
    입력 2021.04.08 06:00

    카스 330ml 출고가 11.5원 인상…도매상도 1000원 올려
    유흥업소 "왜 우리만 인상?"...식당과 형평성 어긋나
    2019년처럼 카스 가격 다시 인하하나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카스 등 맥주 가격을 인상하자 전국 유흥업소·단란주점이 반발하며 보이콧(특정한 제품을 사지 않기로 결의해 생산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조직적 운동)에 나섰다. 오비맥주가 2019년처럼 가격 인상을 철회할 지 주목된다.

    그래픽=정다운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1일부터 세금 인상을 이유로 카스 330ml 병 출고가를 845.97원에서 857.47원으로 11.5원 인상했다. 카프리 330ml 병 출고가는 1106.08원에서 1121.12원으로 15.04원 올렸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 대행은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한만큼 유흥업소 마진이 줄어들고 손해를 떠안는 구조"라며 "전국 나이트클럽에서 오비맥주를 반품하고 앞으로 납품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도 불매에 동참한다.

    오비맥주는 출고가에 맞춰 도매업체에 맥주를 납품한다. 도매업체가 다시 유흥업소, 식당 등 소매업체에 맥주를 판매하는 구조다. 출고가가 오르자 서울 도매업체는 카스 330ml 한 박스(30병) 도매가를 1000원 인상했다.

    도매업체는 이미 도매가 1000원을 인상했기 때문에 당장 손해보지 않는다. 유흥업소에서 오비맥주를 불매해도 판매량은 정해져 있고, 하이트진로(000080)롯데칠성(005300)음료 등 다른 회사의 맥주를 판매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흥업소 등 소매업체는 가격 인상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2, 3위인 테라(하이트)와 클라우드(롯데)가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맥주 가격을 당장 올릴 수 없어서다. 현재 유흥업소는 카스 한 병을 4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유흥업소 등 소매업체들이 지속적인 불매에 나서면 오비맥주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흥주점에서 맥주를 주문할 때, 특정 브랜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주류 선택의 주도권을 업소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최 총장 대행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업소 운영을 안 하는 곳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가랑비에 옷 젖듯 업소에서 지속적으로 오비맥주를 불매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배하준 사장이 '올 뉴 카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유흥업소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500ml 병 제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많은 500ml 병과 캔 제품은 출고가를 올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게 팔리는 300ml 병 가격만 인상했다. 이 제품 주요 구매자는 유흥업소와 단란주점이다. 이들이 "세금 인상분을 식당 등에는 전가하지 않고 우리에게만 떠넘겨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오비맥주와 도소매업체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비는 지난 2019년 4월 원재료 가격 및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카스 500ml 병맥주 등의 출고가를 올렸다가 6개월만에 철회했다. 도매업체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오비맥주가 이익 확대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테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소비자와 상생하는 대신 가격을 올려 안타깝다"며 "업소에서 반발하면 결국 의견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악수(惡手)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세금 인상으로 유흥업소 납품용 맥주 값을 올리게 됐다"며 "원만하게 (유흥업소와)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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