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권자 현혹시키는 與 어설픈 '부동산 쇼'

조선비즈
  • 김보연 기자
    입력 2021.04.05 14:30 | 수정 2021.04.05 15:04

    4·7 재보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는 단연 '부동산'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비롯해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부 여당 주요 인사의 '임대료 논란' 등이 불거지며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잇따라 '부동산 반성문'을 내놓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습니다.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했고, 김태년 민주당 당 대표 대행도 지난 1일 "민주당의 개혁은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무기력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진성준 박영선 후보 캠프 전략기획위원장도 5일 "부동산 문제에 대해 통렬한 지적을 받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 달래기용'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을 쏟아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9일 "무주택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서민 실수요자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풀겠다"고 밝혔다. 또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9억원 이하 아파트 공시지가 인상 제한' 공약을 발표했고, 당에 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정책위의장은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당발(發) 부동산 규제 완화론에 선을 그었다. 이호승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은 지난 1일 "주택시장이 2월 중순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래량이 많지 않고 매물이 늘어나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여러 제안이 있지만 중앙정부와 광역·기초 지자체 마음을 모아서 같이 (시장 안정을 도모)해야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임대차 3법'을 두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전·월세 상한제' 등이 포함된 임대차 3법 개정과 관련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민주당은 입장문을 내고 "'임대차 3법'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고스란히 시장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의 응답이 있었다" "곧 협의하겠다"며 당장이라도 법 개정에 나설 기세지만, 실제 대책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무주택자들은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임시방편용 공약'일 뿐이라며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때처럼 선거가 끝난 후 '모르쇠'로 태세를 전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낙연 위원장은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약속했으나 선거 직후 "종부세를 강화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의 '오락가락, 줏대없는 표심 쫓기’가 되려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현 정권 출범 이후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며 정부와 함께 25번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어지자, 갑자기 실패를 시인하고 부동산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어설픈 연극에 현혹될 유권자는 없다.

    민주당이 ‘책임 정당’이라면 이런 ‘극장 정치’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 유권자들이 믿지 않을 허울 뿐인 공약을 쏟아 내기보다는,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감내해야 한다. 정책 방향 전환은 그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자신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유권자들로부터 제대로된 심판을 받는 것이 집권 여당의 책임있는 모습일 것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