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통신3사 5G 서비스, 망부터 깔고 요금 받아야

입력 2021.04.05 06:00

A씨는 지난해 말 한 통신사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월 8만9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했다.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 스마트폰에서 쓰던 요금제(5만원, 4GB 기본 제공 소진 시 속도 저하로 이용)와 비교하면 매달 4만원가량을 더 내고 있다. A씨는 "일부 도심지역을 제외하곤 5G가 잘 터지지 않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때 ‘LTE 우선모드’로 주로 해놓고 있다"며 "2년 약정을 맺어 불편하지만 별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5G가 상용화된 지 꼭 2년이 흘렀다. A씨처럼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월 3만~4만원가량을 허공으로 날리고 있는 5G 가입자 수가 1300만명(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월 집계)을 넘어섰다. 5G 소비자들의 월 피해액을 보수적으로 3만원씩만 잡아도 통신 3사가 불로소득으로 올리는 수익이 연 5조원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통신 3사의 현실 인식은 소비자들의 불만과는 동떨어져 있다. 한국의 5G 품질은 세계 상위권이며, 5G 무선국 역시 애초 계획보다 3배나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소비자 1만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5G 집단소송 움직임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소비자 불만의 진원지는 턱없이 부족한 5G망이다. 현재 통신 3사가 깐 전국 5G 기지국 수는 14만개다. 전체 무선기지국의 10% 정도다. 통신사들은 ‘열심히 깔고 있다’라고 주장하지만, 5G 상용화 2년 차였던 지난해 이들 보고서를 보면, 5G 등 무선망 투자 금액이 전년보다 20~30%씩 줄어든 것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兆) 단위 돈을 쏟아붓는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저도 5G 단독모드(SA) 방식이 아닌, LTE망을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로, 초고속·초저지연 등을 가능하게 하는 초고주파 대역(28㎓) 대신 3.5㎓로 구축되고 있다. 속도나 커버리지(서비스 가능구역), 품질 등에 대한 소비자 실망·불만은 올해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는 사이 역설적으로 5G 가입자 수는 늘고 있다. 올해 연말이면 5G 가입자 수 20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G 요금제를 써야만 하는 5G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는 데다 통신사가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결과다. 올해 1분기(1~3월)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이런 5G 인기에 힘입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비싼 요금을 받는 사업자라면, 그 대가인 서비스를 충실히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망을 깔아야 하는 통신사, 이를 집중 점검하고 독려해야 할 정부 모두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이윤이 5G망에 제대로 투자될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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