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서두르는 SKT 非통신계열 3형제…중간지주사 전환 앞두고 몸값 올리기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21.03.27 06:00

    SKT, 원스토어·웨이브·11번가 등 상장 준비
    SKT서 분리될 사업회사 기업가치 제고 목적
    넷플릭스 이어 디즈니 침투 앞둔 OTT 시장
    앱 마켓은 구글, 커머스는 네이버·쿠팡 ‘2강’
    "쉽지 않은 경쟁전선, SK㈜와의 합병도 변수"

    그래픽=김란희
    SK텔레콤(017670)이 이르면 4월 인적분할 등을 통한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한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SK텔레콤은 주력 본업인 통신사업 외에 별도 사업회사로 분리될 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서두르며 기업가치 올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래야 인적분할을 해도 각 사의 기업가치가 올라가 주주들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고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통신사업을 하는 회사(SK텔레콤)와 비(非)통신 사업회사(중간지주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에는 SK브로드밴드처럼 통신 사업 관련 회사만 자회사로 두고, 투자회사에는 SK하이닉스(000660)같은 반도체회사뿐 아니라 원스토어, 웨이브, 11번가, 우티(T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법인) 같은 신사업 중심의 자회사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 이 투자회사는 SK㈜와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운영 중인 ‘원스토어’의 상장 준비가 거의 끝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전자상거래업체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장 준비 중인 기업들의 외부 경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회사 측이 기대하는 것처럼 기업가치가 크게 제고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가장 먼저 IPO 무대에 오를 원스토어는 최근 구글의 ‘반값 수수료’ 정책으로 일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그간 원스토어는 시장을 양분·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앱 마켓 운영사인 구글·애플(30%)과 비교해 비교적 저렴한 결제 수수료(20%)와 통신사 연계 혜택 등을 내놓으며 구글의 일부 점유율을 뺏어오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지난해 8월 기준 원스토어는 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 18.4%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자체 결제시스템 의무 적용을 앞둔 구글이 디지털 재화가 오가는 앱의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 개발사 입장에서는 굳이 추가로 원스토어에 입점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구글 대비 상대적으로 앱 종류가 적은 이곳을 소비자들이 찾을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글로벌 최강자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OTT 시장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웨이브 역시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 2월 기준 넷플릭스가 국내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웨이브(395만명)를 압도하는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또 다른 글로벌 OTT 최강자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예고돼 있다.

    SK텔레콤은 주주총회에서 웨이브는 디즈니플러스와 협력관계보다는 경쟁관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웨이브의 자체 콘텐츠 역량을 키우겠다며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웨이브는 이를 실탄 삼아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OTT의 핵심 경쟁력은 콘텐츠인데, ‘넷플릭스·디즈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마켓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네이버쇼핑·쿠팡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2강으로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11번가가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 그 내용이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매물로 나온 또 다른 오픈마켓 강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완주 가능성은 적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SK텔레콤에서 분리되는 사업회사와 SK㈜가 진짜 합병할 것인가’에 따라서도 사업회사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일부 내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을 통해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합병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 회장이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합병하기 위해서는 SK㈜와 사업회사의 시가총액 격차가 커야 하기 때문에 사업회사가 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회사로 전진 배치될 기업들은 IPO를 통해 장부가 대비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데다 현재 대부분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곳이다"라면서 "합병을 위해 사업회사 성장을 끄집어 내릴 수 있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가정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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