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사물·서비스 이동…패러다임 바꾸겠다”

입력 2021.03.30 06:10

[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신동훈 카카오모빌리티 통합교통서비스사업실 실장
"사람 대신 사물·서비스 이동…패러다임 바꾸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모빌리티 환경의 급변을 불러오고 있다. 효율성보다는 안전과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차량호출, 승차공유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고, 내연기관차나 기차 같은 전통적인 교통수단 대신 전동화 차량, 도심항공모빌리티, 무인로봇 등의 이동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모빌리티 생태계는 블랙홀처럼 모든 업종을 빨아들이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구독경제, IT 솔루션 모두 모빌리티 생태계의 일부분일 뿐이다. 모빌리티라는 이름 아래 모든 업종이 섞이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기업 간의 경쟁과 협력이 다이내믹하게 나타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 변화를 이코노미조선이 살펴봤다. [편집자 주]

사람 이동 최소화하는 혁신
택시 중심 빅데이터 활용
소비 패턴·이동 목적 분석

신동훈 카카오모빌리티 MaaS 사업실장. 전 네오위즈 사업담당 / 이소연 기자
"가방을 구매하러 백화점까지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부르는 소비자가 있다. 그러나 미래엔 카카오모빌리티가 여러 가방을 차량에 넣어 아예 백화점을 소비자 집까지 이동시키겠다. 영화관, 병원, 사무실 모두 고객 대신 이동시켜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

‘이코노미조선’이 3월 16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신동훈 카카오모빌리티 MaaS(통합교통서비스)사업실 실장(상무)은 ‘사람의 이동’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재 모빌리티 사업을 ‘사물과 서비스의 이동’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기업이 아이러니하게도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이동을 최소화해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MaaS사업실은 택시·버스·기차 등 주요 광역교통을 통합해 교통 서비스를 계획·예약·결제할 수 있는 교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 부서다. 신 실장은 다양한 교통 수단을 활용해 소비자가 쉽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구축에 매달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업계의 지배적인 플레이어다. 택시 호출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산 80%에 달한다.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2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신 실장과 일문일답.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리는 미래 속 소비자는 구매 희망하는 상품을 원하는 장소까지 교통 수단을 활용해 이동시킬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차량이 아닌 물건을 호출하는 것이다. / 카카오모빌리티
상품을 이동시키는 건 다른 사업에 진출한다는 건가.
"아니다. 예를 들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방을 직접 제작하거나 고객에게 판매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른 사업자가 제조하고 판매하는 가방을 우리가 교통 수단을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곳까지 이동하는 것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를 만들거나 직접 운전하지 않지만, 택시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택시 사업자를 보내준다. 물건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와 사업 관계를 맺고 이들이 소비자에게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할 수도 있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최근 인수한 펫택시의 경우에도 만약에 동물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펫택시를 부르는 소비자가 많다면, 병원을 소비자를 위해 이동시킬 수도 있다. 즉, 카카오모빌리티의 MaaS는 어떻게 소비자가 여러 교통 수단을 이용해 다양한 장소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까를 넘어, 어떻게 이 다양한 장소에 있는 상품을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편하게 이동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배달 서비스나 이커머스 시장이 있지 않나.
"다르다. 지금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선 소비자가 실제로 물건을 보고 구매할 수 없어서 환불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카카오모빌리티는 그 물건을 직접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도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패션 브랜드 회사가 아파트 단지 중앙으로 카카오모빌리티를 활용해 상품이 가득 찬 차량을 보내면, 그곳에서 차량이 간이 상점이 돼 백화점까지 가지 않아도 소비자가 거기서 물건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바이크, 시외버스, 기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기반으로 A에서 B까지 이동할 때 소비자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하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최적화해 연결할지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쌓아왔다. 앞으로는 사람이 교통 수단을 이용해 이동할 필요 없이, 사물과 서비스가 교통 수단을 통해 고객 앞으로 직접 찾아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plus point

<Interview> 고재현 티맵모빌리티 대외정책 총괄
"택시기사와 상생 모델로 차별화"

고재현 티맵모빌리티 대외정책 총괄. 전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 담당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주하고 있던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부에서 분사해 지난해 12월 신설 법인으로 출범한 티맵모빌리티는 세계 최대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 미국의 우버와 합작사 우티를 4월에 출범시킨다. 티맵은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1위이지만 택시호출에선 미미한 플레이어인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우버와 손을 잡았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우티에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택시 업계와 마찰을 겪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대안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카카오T가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첫 유료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업계 종사자와 갈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버 역시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플랫폼 근로자의 복지, 고용 등 이슈로 인해 미국과 영국 등에서 앞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티맵모빌리티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3월 12일 고재현 티맵모빌리티 대외정책 총괄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티맵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가.
"지난해 10월 티맵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323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입자는 1850만 명으로 국내 등록 차량의 77%에 달했다. 이를 기반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정확한 도착 시간, 최적의 경로 안내뿐 아니라 대리운전, 화물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정확한 시간 내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나.
"수익 모델의 차별화를 목표로 한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업체처럼 택시기사로부터 높은 금액의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수익 모델이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구독형 요금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타 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티맵모빌리티 플랫폼 내 근로자로부터 수익을 가져가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모빌리티 시장은 이해 관계자가 많아 결국 이들과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 어떻게 협조를 얻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혜택과 수익 보장 방법은 검토 중이지만, 모빌리티 시장에서 보다 상생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예컨대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행하는 티맵택시 호출 서비스인 ‘고요한 M’ 등 기존에 상생을 위해 진행하고 있던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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