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이끄는 주요 당국자들이 지난해 주택을 매도해 1주택자 신분이 됐다.
지난 2017년 세종시의 노른자리로 유명한 나성동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을 공무원 특별분양으로 공급받은 홍 부총리는 지난해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공직자는 1채만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경기도 의왕 아파트를 팔았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0시를 기해 관보에 실은 재산변동사항을 보면 홍 부총리는 작년 말 기준 14억7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전년보다 4억490만원 늘었다. 재산이 늘어난 이유는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1주택 정책에 따른 주택 매각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경기도 의왕시 소재 아파트를 9억2000만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2020년 재산공개 때에는 이 주택의 가격이 공시가(6억1370만원)로 등록돼 있어, 약 3억1000만원의 오차가 있어왔다. 현재 홍 부총리는 세종시 소재 주상복합 분양권(중도금 2회 기준 2억4186만원)도 보유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6억3000만원 짜리 전세(84.86㎡)를 살았지만, 지난해 8일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집 주인이 퇴거를 요구해 올해 1월 신공덕동에 8억5000만원 짜리 전셋집으로 옮겼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의 재산은 종전 20억7407만원에서 22억3903만원으로 1억6496만원 늘었다. 김 차관과 배우자가 공동소유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9억3600만원에서 12억5300만원으로 3억1700만원 올랐다.
다만 김 차관도 정부의 1주택 원칙에 따라, 배우자가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단독주택의 지분 일부(2억6750만원)을 모친에게 증여했다.
김 차관은 배우자 명의의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소재 임야 4필지 등 2억3513만원 상당의 임야도 신고했다. 해당 지역은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인근이다. 해당 토지는 김 차관의 장인이 1967년에 매입한 토지로, 장인이 2018년 1월에 사망함에 따라 김 차관의 배우자 등 자녀들에게 공동상속된 토지다.
남양주 왕숙에 대한 신도시 지정 절차가 시작된 시기는 2018년 말로 당시 김 차관은 신도시 지정과 관련 없는 금융위원회에 재직하고 있었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8억647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년 전보다 7118만원 늘어난 규모다.
안도걸 예산실장은 총 25억7269만원의 재신을 신고했다. 전년(25억2675만원)에 비해 4594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안 실장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아파트를 10억5000만원 전세로 살고 있다. 지난해보다 전세금이 8000만원 올랐다. 또 안 실장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개발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8억8400만원의 추가분담금(중도금)을 납부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아파트를 1채를 신고했다. 이 아파트 가격은 17억500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임 실장은 올해 18억4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전년보다 1억8659만원이 증가했다.
기재부 1급이상 고위직과 산하기관장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인물은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차지했다. 방 은행장의 재산총액은 59억9934만원이었다. 그 뒤는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순이었다. 김재훈 원장은 52억3400만원, 최희남 사장은 31억5896만원의 재산을 각각 신고했다.
특히 최희남 사장은 경기도 과천, 세종시, 미국에 총 3채의 집을 보유했지만, 이번 재산등록에서 과천에 있는 아파트 1채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