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남편, 도쿄 아파트 2009년 6월 매입해 작년 2월 전입
'실거주 안 했다' 의혹에 "매입 초기와 작년부터 실거주"
그 사이 아파트 임대 줘…월세 시세 400만원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최근 논란이 된 남편 이모(67)씨 명의의 일본 도쿄 아카사카(赤坂) 고급 아파트(71㎡)를 과거 수 년간 임대를 줬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 아파트에서 매달 약 400만원쯤 임대 소득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2일) 해당 아파트 등기사항증명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6월 이 아파트를 매입한 뒤 주소를 옮기지 않았다가 작년 2월 25일에 전입했다. 아파트를 매입할 때 기재한 주소지는 도쿄 롯본기(六本木)의 한 아파트였다. 이 때문에 이씨가 롯폰기에서 계속 살았고, 아카사카 아파트는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조 의원은 "서류만으로는 박 후보 측이 투자를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한다"며 "박 후보는 정확한 아파트 매입 사유, 투자를 위한 매입이었다면 임대 수익도 설명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이씨가 실거주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씨는 김앤장에 근무하다 2008년 DLA파이퍼 도쿄 사무소로 이직했고, 2013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하면서 현재 한국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근무한다고 한다. 이씨가 2009년 6월 아파트 매입 후 서울 사무소로 옮기기 전인 2012년 12월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았고, 또 작년 3월부터 실제 거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이 모씨는 2013년 1월부터 작년 2월까지는 이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은 것이다.,
‘박 후보 남편 이 모씨가 아파트 매입 후 실거주하면서 전입 신고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다가 작년 2월에 전입신고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박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남편 이씨가 실거주하지 않았던 2013년 1월부터 작년 2월까지의 기간 중 이 아파트를 임대를 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초청 토론회에서 도쿄 아파트 임대수익과 관련한 질문에 "남편이 한국에 들어온 뒤 갑자기 집을 팔 수 없어 임대를 준 기간이 있다"며 "다시 한국과 일본 일을 겸직하고 있어 그 아파트를 쓰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 아파트로 연간 4800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아파트에서 이씨가 보유한 것과 비슷한 70㎡ 집이 지난해 11월 월 39만엔(약 400만원)에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박 후보는 이씨가 지난 2월 이 아파트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약 2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2010년 재산을 신고하면서 매입가는 당시 환율로 11억4306만원이라고 밝혔다. 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아파트 69㎡는 이달 1억3500만엔(약 14억원)에 팔렸다. 이보다 약간 큰 이씨의 아파트는 2009년 매입가와 비교해 2억6000만원쯤 비싼 가격에 팔렸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앞서 박 후보는 이씨가 이 아파트를 매입한 경위에 대해 "남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후 2008년 회사(김앤장)에서 쫓겨나 일본에서 직장(DLA파이퍼)을 구해 살았고, 그래서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