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턱밑까지 쫓아온 中 OLED…중소형 점유율 첫 10% 돌파

조선비즈
  • 박진우 기자
    입력 2021.03.18 11:08 | 수정 2021.03.18 11:11

    中 2016년 OLED 시장 첫 진출
    정부 지원 업고 10.5세대 공장 건립
    생산 늘자 OLED 패널 가격 내림세
    삼성·LG "신기술로 격차 벌릴 것"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의 플렉시블 OLED. /BOE 제공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점유율이 시장 진출 4년 만에 10%를 넘어섰다. 한국 기업의 턱밑까지 쫓아온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처럼 저가 공세를 시작할 경우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쥐고 있는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주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로 사용되는 능동-행렬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장에서 13.2%를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2016년 이 시장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1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과 함께 인재 빼가기 등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조만간 OLED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 기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은 해당 시장에서 85.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의 격차가 아직은 상당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97%포인트였던 한·중 점유율 격차는 2017년 96.5%포인트, 2018년 92.7%포인트, 2019년 79.6%포인트, 지난해 72.6%포인트로 빠르게 줄고 있다.

    4년 전인 2017년만 해도 글로벌 점유율이 0.1%에 불과했던 중국 BOE는 최근 8.8%까지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중국세의 선두에 서고 있다. 10%대 중반으로 추산되는 LG디스플레이와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최근 BOE가 교체용 디스플레이 공급사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 제공
    BOE는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12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에서 연거푸 탈락하며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 전열을 정비하고, 애플 아이폰의 교체용(리퍼비시)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채택됐다. 아이폰12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누려왔는데, 이를 깬 것이다. BOE는 향후 교체용에 이어 신제품의 디스플레이 공급사도 노리고 있다.

    티안마, CSOT, 비자녹스, EDO 등도 올해 상반기 생산량을 늘리며 OLED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플렉시블 OLED에 관심이 많다. 플렉시블 OLED의 경우 75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채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아직 중국의 플렉시블 OLED 기술력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여기고 있다. BOE가 아이폰12의 교체용 디스플레이 공급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꾸준히 OLED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머지않은 미래에 위협 요소로 대두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절대 양이 증가하면 절대 질이 높아진다는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이 OLED 시장에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현재 플렉시블 OLED 월 10만5000장, 리지드(딱딱한) OLED 월 3만장 등 한 달에 총 13만5000장의 OLED 패널을 생산하는데, 여기에 올해 상반기 플렉시블 OLED 월 7만5000장, 리지드 OLED 월 1만5000장 등 총 9만장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중국 기업들은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이 생산되는 6세대(1500×1850㎜)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대거 증설하기도 했다.

    이런 생산량 증가는 OLED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저가 공세로 패널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고, 수익성을 잃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 시장 사업 철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런 일이 OLED 시장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OLED 매출은 223억달러로 전년인 2019년 265억달러에 비해 42억달러 감소했다. 출하량이 2019년 4억3000만장에서 지난해 3억9000만장으로 줄어든데다, 패널 단가 하락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유비리서치 관계자는 "출하량이 줄고, 패널 단가가 낮아진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68.2%로 축소됐다"며 "중국 패널 업체의 OLED 출하가 국내 업체들의 단가 하락을 유도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등에는 LTPO TFT를 채용한 OLED가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 초격차를 이어가면서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S21의 디스플레이에 채용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박막트랜지스터(TFT·Thin Film Transistor)가 대표적이다.

    LTPO TFT는 OLED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애플이 원천 특허를 갖고 있으며,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만이 양산화에 성공했다. 주사율은 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는 프레임의 개수로, 높을수록 역동적이고 부드러운 화면 표현이 가능하다. 애플 차기형 아이폰에 장착될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폰12부터 애플에 OLED 패널 납품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도 최근 LTPO TFT가 적용된 OLED 패널 개발을 위해 경기 파주시 E6 공장에 LTPO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BOE 등은 아직 관련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OE가 공급하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기술 수준이 가장 낮은 아몰퍼스실리콘(a-Si) TFT가 71%, 저온폴리실리콘(LTPS·Low Temperature Poly Silicon) TFT가 19% 수준이다"라며 "또 BOE의 OLED 출하 비중은 전체 패널의 10%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100%와 LG디스플레이의 55%에 비해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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