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급식사업 악화…'주거시설 케이터링' 활로 모색
신세계푸드·아워홈·풀무원 등 고급 신축 아파트와 계약
지속가능 여부가 관건…사전 예약·배달서비스 강화
코로나 전염병 유행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급식회사들이 신축 아파트의 '케이터링' 서비스로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포레스트의 케이터링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커뮤니티 시설에서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이나 입주민과 동반한 방문객만 이용할 수 있어, 전용 공간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에서 커뮤니티 시설 식음료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이 곳에선 아침부터 점심 식사, 베이커리와 커피 메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22년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광진구 '더 라움 펜트하우스'에서도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아파트 케이터링 사업의 주무 부서를 급식사업부에서 외식사업부로 전환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아파트 케이터링 서비스는 공급 중심의 '급식'이 아닌, 서비스 중심의 '외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추진했다.
아워홈도 지난해 주거단지 전용 단체 식음료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업 규모를 확대 중이다. 작년 3월 '천안 펜타포트 아파트'에서 케이터링 사업에 첫 발을 내딛은 후 6월엔 경남 김해 '김해센텀두산위브 더제니스'에 식음료 서비스 라운지를 열었다. 작년 12월엔 GS건설과 아파트 입주민 복지시설 내 식음시설 운영 공동사업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아워홈은 '송도 자이 크리스탈오션'을 시작으로 향후 GS건설에서 짓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커뮤니티 시설에서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풀무원(017810)도 계열사 '풀무원푸드앤컬처'를 통해 공동 주거공간 조식 서비스 '웰니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은 2019년부터 위례신도시 내 '자연앤 래미안 e편한세상'에서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급식업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식 사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파트 케이터링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한다. 고객들이 신축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점에서 구매력이 강하고, 학교·회사 급식 대비 객단가가 높다는 게 급식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외부로 나가지 않고 주거단지 안에서 고품격 식사와 디저트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아직 시장 초기 단계지만 향후 재택근무 등 근무와 주거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 아파트 커뮤니티 식음시설이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조·중식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는 2016년 서울가든호텔과 협약을 맺고 조식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가격대가 높아 입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자 4개월만에 중단했다.
입주 초기에는 라운지 등 공용 시설에 대한 관리가 잘 되지만, 노후화하면서 입주민들의 이용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선 해당 시설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해당 비용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지불할 것인지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숙제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호텔은 숙박객, 회사는 직원 수 등을 토대로 식수 인원을 예상할 수 있지만, 아파트 조식 서비스는 미리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음식이 부족하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음식이 너무 많이 남으면 손실로 남게 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삼성웰스토리가 지난 2019년 6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에서 시작한 아파트 입주민 조·중식 서비스는 매월 3만5000원(기본 제공 5끼)을 관리비에서 기본 공제하는 방식으로 사업 운영 안정성을 높였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1957세대가 이 돈을 무조건 내야한다. 입주민들은 한끼당 7000원에 아침, 점심을 해결할 수 있고 케이터링이 아닌 직접 조리를 통해 식사가 제공돼 만족하는 분위기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스마트 오더 시스템과 가정간편식 배달 등을 통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