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김정수 사장, 취업제한 풀리자 뿔난 개미들…법원 '주주명부 열람' 허용

조선비즈
  • 강현수 기자
    입력 2021.03.15 09:15

    삼양식품 본사 사옥. /삼양식품 제공
    지난해 1월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다시 삼양식품 등기이사로 오를 조짐이 보이자 소액주주들이 주주명부 열람 등사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반기를 들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민사부는 지난 11일 삼양식품 소액주주 A씨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해 "청구가 이유 있다"며 허용 결정을 내렸다.

    주주명부 열람 등사란 주주가 회사 측에 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를 요청하는 행위다. 주주는 이를 통해 회사 지분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 집단 행동을 앞두고 자주 행사한다.

    주주들이 등사를 요청한 건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 총괄사장의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차 삼양식품 등기이사 자리에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총괄사장은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자재 일부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속여 회삿돈 약 49억원을 가로채 특정경제검죄가중처벌법(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해 1월 김 총괄사장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죄 확정에 따라 취업제한이 걸린 김 총괄사장은 지난해 3월 삼양식품에서 퇴직했다. 퇴직금은 40억원에 달했다. 또 집행 종료로부터 2년간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부가 김 총괄사장의 취업 제한을 해제하면서 퇴직 7개월 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소액주주 A씨는 "회삿돈을 횡령해 유죄판결을 받은 경영인이 곧바로 사업에 복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김정수 총괄사장이 복귀하더라도 경영진의 범죄행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객관적 감독기구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죄 판결을 받은 지 고작 1년이 지난 김 총괄회장이 일선에 복귀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고 선언한 것도 주주에 대한 우롱"이라고 했다.

    A씨 등 소액주주들은 이번에 확보한 주주명부를 토대로 소액주주들의 힘을 모으고, 회게장부열람등사 청구 및 대표소송 제기를 통해 회사 경영 정상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게 된 법무법인 창천 정영훈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는 "소수의 지분을 가진 창업주 일가가 오너라는 미명하에 회사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이제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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