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 상승에 TV 제조원가 부담…삼성은 울고, LG는 웃고

조선비즈
  • 박진우 기자
    입력 2021.03.10 06:00

    LCD 주력 삼성전자 올해 고전 전망
    OLED 전환 LG 상대적으로 여유
    TV 주력 LCD에서 OLED 전환 가능성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LCD 생산라인에서 한 작업자가 유리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폭락했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공세 이전인 3년 전 수준으로 최근 가격을 회복했다. 업계는 LCD 패널 가격이 더 오르거나 지금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제조원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TV 제조사들이 주력 제품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TV용 OLED 패널 글로벌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99%를 장악하고 있다. OLED 전환 속도에 LG디스플레이 수혜가 충분히 예상되는 것이다. 이미 20개 이상의 TV 제조사들이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TV 전환이 어느 정도 이뤄진 LG전자는 느긋함 속에 시장 확대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올해 신제품으로 미니발광다이오드(LED)를 채용한 LCD TV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OLED로 전환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공급처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1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노리고 있지만, 올해 OLED TV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그 영향력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中 저가 공세로 LCD 시장 초토화…삼성·LG "사업 철수"

    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32~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전달인 지난 2월과 비교해 4~5%쯤 올랐다. 이 중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 4K LCD 패널의 경우 182달러(약 20만원)에서 191달러(약 21만8000원)로 4.9% 올랐는데, 지난해 3월 110달러와 비교하면 약 73% 인상된 것이다. 65인치 패널 가격 역시 170달러(약 19만4000원)에서 242달러(약 27만6000원)로 1년 만에 수직 상승했다.

    최근의 LCD 패널 가격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로 시장에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하던 3년 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모양새다. 지난 2017년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정부 지원 아래 10.5세대(2940×3370㎜) 공장을 대대적으로 증설했고, 이어 한국 제품보다 LCD 패널을 20~30%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했다. 한국을 제치고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목표에 따라 출혈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 탓에 2017년 8월 192달러(약 21만9000원)였던 55인치 4K LCD 패널은 2019년 12월 절반 수준인 100달러(약 11만4000원)까지 밀렸다. 결국 TV용 LCD 패널로는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사업 철수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시장 주도권을 가져온 중국 업체들은 이후 저가 공세를 멈추고, 수익 확보로 시장 전략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LCD 패널 가격이 오름세로 바뀌었다. 수익 구조가 개선되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사업 완전 철수를 보류했다. TV용 LCD 패널 생산 일부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생산량 대부분을 수익 제품인 중소형 OLED나 IT(모니터·태블릿 등)용으로 옮긴 뒤여서 큰 이득은 여전히 보고 있지 못하다.

    ◇ LCD 패널 가격 부담…"6월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당분간 LCD 패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DSCC는 3월이면 LCD 패널 가격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6월로 그 시점을 다소 조정했다. 중국 업체의 가격 밀어 올리기와 더불어 부품 공급난도 일부 나타났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려면 전원공급 집적회로(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유리기판 등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자연재해와 재난 등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8K 초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에 장착되는 DDI ‘S6CT93P’. /삼성전자 제공
    대만 LCD 제조사 이노룩스 제임스 양 사장은 "전 세계 LCD 패널의 생산 능력은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지만, 주요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패널 출하량이 늘지 않고 있다"며 "주요 부품의 공급 부족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노룩스는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 중 하나다.

    내년 상반기에도 부품 공급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LCD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꺾인다고 해도 상승세만 멈출 뿐, 이미 고가를 형성한 상태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LCD 주력 삼성은 수익 하락 전망…OLED 전환한 LG는 느긋

    LCD TV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LCD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에서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니LED TV인 네오 QLED를 소개했다. 미니LED TV는 LCD 패널의 백라이트 유닛에 작은 크기의 LED를 채용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LCD TV다. TV용 LCD 패널은 OLED보다 가격이 저렴해 업계는 삼성 네오 QLED의 가격이 경쟁사 LG전자의 OLED TV과 비교해 낮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네오 QLED의 국내 판매 가격은 OLED TV와 동등하거나 오히려 비싸다. 삼성전자는 고화질 등을 구현하기 위한 신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높은 LCD 패널 가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AUO, CSOT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LG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올레드 TV. 조립을 마치고 포장 전 품질 검사를 받고 있다. /LG전자 제공
    반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LG전자는 TV 주력 제품을 이미 OLED로 옮겼고, 가격 변동이 큰 LCD에 비해 OLED는 전 세계 패널 생산의 99%를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변화가 적은 데다 변동폭 또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광저우 8.5세대(2500×2200㎜)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있어 늘어난 생산량에 따라 OLED 패널 가격은 내려가는 중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55인치 4K 기준 OLED와 LCD 패널 가격 차이는 5배에 가까웠으나, 지난해 4분기는 2.9배로 좁혀졌다. 올해는 가격 차이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패널과 TV 시장 확대를 본격적으로 노린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월 8만장 수준의 OLED 패널 생산량을 14만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고, LG전자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을 지난해 450만대에서 700만~800만대로 늘려 잡았다.

    올해는 LG 외 OLED TV를 판매하겠다는 TV 제조사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OLED TV 제조사는 LG전자가 유일했지만, 지난해는 19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20곳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TV의 경우 70인치 이상 초대형 및 OLED 확장을 통해 (LCD) 패널 가격 급등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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